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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8. 31. 10:48 Review/음악에 관한


누가 Rodney Gilfry랑 나랑 목소리 닮았다고 했다.으흐흐흐흐흐.
posted by johnjung
2010. 8. 28. 00:24 일상의 대화
1. 스펀"짚"밥


 
2. 이수경의 참소주 광고



3. 마돈나 - 시크릿





posted by johnjung
2010. 8. 20. 09:27 일상의 대화
아침에 KOICA 버스를 봤다.

아, 그렇지않아도 오늘이구나. 

아는 지인 중 하나가 KOICA의 일원으로 세네갈로 간다고 했다.
피아노 전공을 살려서, 피아노 지도로 2년간 타국에서 자원봉사를 한다고 했다.

학창시절에 잠깐 눈에 밟혔던 행동이었는데,
왠지 단단해보이는 그 외형 앞에 접어버렸던 기억이 있는 나로서는
지인의 행동이 그렇게 대단해보이더라.

소원대로 그의 일원이 되었고,
바라던 활동을 하게 되었으니,
그 지인이 그 과정 와중만으로도 행복해지길 바래본다.

"과정만으로도 행복하다"라,...

아, 비록 그 경지에 오르기엔 인성적인 면 같은 게 다소 부족하지만.
어감만으로도 가슴이 두근두근 뛴다.
posted by johnjung
2010. 8. 19. 09:31 일상의 대화
어제 미장원에 머리를 다듬으러 갔습니다.
언제나처럼 옆, 뒷머리 깔끔하고 짧게 자르고,
앞머리 가르마 내릴 정도로 살짝 길게, 
머리 윗부분은 층내도록 짧게 잘랐지요.

언제나 만져주는 분이 만져주셔서 뭐 딱히 부탁하고 자실 것도 없었지만,
며칠 전 나와 비슷한 곱슬머리로 '대체 어찌 만져야할지 모르겠다'던 친구를 위해,
이런 곱슬머리에 대한 몇몇 이야기를 주고받게 되었습니다.

미용사 (이하 W) : "요즘은요, 손님처럼 옆 뒷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윗머리를 세우시는 걸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
나 (이하 M) : "아, (왁스로) 웅그러뜨려서 띄우는 게 아니라 삐죽삐죽 세우는 거요?"

W : "아뇨, 왁스로요. 요즘 누가 머리를 젤로 세워욧!ㅋㅋㅋㅋ

그순간 전 , 눈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가기 위해 "깊은 산속 옹달샘~♬" 
노래부르며 이동하던 와중에 
"(그런 걸) 누가 와서 먹어욧!!!"란 누군가의 추임새를 들어버린 다람쥐가 된양,
고개를 늘어뜨리고 자라목이 된 채,
 "...죄송해요. 요즘 안 세우나요...."의 위축된 발언으로,
원장님의 따가운 눈총이 W의 뒤통수에 꽂히게끔 만들었답니다. 

정말이지...집에 있는 젤통이 창피해지기는... 또 처음이더군요. :)

사족.

거기까지였음 좋기나 하지, 연이어서 이어진 질문에서.

M : "아, 그럼, 이현우처럼요?"
W : "네? 이현우가 누구에요?"
M : "....죄송해요. 그...있어요...넘어가요..."

...젤통 수준이 딱 좋았는데요,...젤통은 버리기나 하지, 나이는...ㅠ.ㅠ


posted by johnjung
2010. 8. 18. 17:50 일상의 대화
IM-S370
1 / 디지털가전/휴대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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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예전 휴대폰 X1이 침수로 인하여, 사용이 더 이상 불가해짐에 따라.
아직 약정이 13개월 정도 남아있음을 인지하고,
SK 연동 가능한 휴대폰을 찾던 도중,
지인의 형님이 쓰시던 휴대폰을 그냥 받게 되었다.

사실 X1 쓸때도 조금은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롬 변경이 내 뜻대로 되던 기기에서 정해진 형식으로만 쓸 수 있는 기기를 
쓰게 되니...사실 정말 좀 불편하긴 한데,
예전에는 뭐랄까, 스마트폰 액정 들여다보느니라 시간 뺐기던게 꽤 많았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렇지도 않고, X1에 비해 현저하게 좋아진 수신감도 탓에,
전화기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듯해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다.

뭐 이 기기 덕분에 
'남자'랑 단 둘이 제시카 키친에서,

'맥주가 무료이니 실컫 마시자.'
'옆 테이블에 앉은 여자가 이상하게 날 자꾸 쳐다본다. 아니, 우리인가? 이거 관심이 아니라 혹시 의혹?'
'아무리 봐도, 이 안에서는 에스프레소 머신 앞에서 접시 닦고 계신 분이 최고다.
 니가 키가 작아서 그렇지, 내 키 정도 되는 위치에서,
 45도 정도로 눈을 살짝 내리감고, 수줍은듯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게 되면 내 말에 동조할 꺼다.'
 (덕분에 에스프레소 더블샷으로 3잔 먹었다는...ㄷㄷㄷ.)
 
이런 류의 웃기지도 않는 대화들을,자그만치 '부가세'를 지급하면서까지 나누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던 주말 저녁식사를 가질 수 있었다.

뒤돌아보면 추억일텐데, 이게 생활이 될까 겁난다. ㅡ.,ㅡ;
posted by johnjung
2010. 8. 14. 15:54 일상의 대화




2003년 이후로 처음이라고 그랬다.

앞으로 자주 하셔야죠 하셔서.

예 이젠 자주 하려구요 라고 말씀드렸다.

그럼, 헌혈가능한 2개월마다 문자로 알려드릴까요? 하셔서,

네 그렇게 대답했다.

피를 뽑으며 "AB형도 수요가 딸리나요?" 여쭈어보니,
"네, 항시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런 경우가 몇번있어요"라고 대답하셨다.

피는 인간 몸이 아니면 만들어질 수 없는 것인데,
그 동안, 이런저런 핑계대며,
길거리에서 붙잡으시는 어머니들의 손길을 뿌리쳤던 게 괜시리 죄송스럽게 느껴졌다.
기념품을 고르라고 어떤 용지를 주시는데,
왠지 의사가 흐려지는 것 같아 더 조심스럽게 골라졌다.
영화예매권 생각했는데, 괜히 "피를 판다"는 느낌이 있어서, 가장 관심이 덜 했던 우산으로 일부러 골랐다.

그러한 사은품보다도,
어젯밤 모자란 수면으로 머리가 다소 헤롱헤롱하며 피곤이 갑작스레 밀려오는 와중에도,
무언가를, 내 몸에서 나온 어떤 것을 그 누군가와 함께 나누었다는 만족감이 더 날 가득 차게 한다.
헌혈 한번했다고 으시대기나 한다고 할지 모르지만. 정말 행복하다.

* 영상은 Bon Iver의"Blood bank".
   원곡은 이 곡이랑 느낌이 좀 다른데,
   커버한 윗 친구가 자신의 느낌을 너무 잘 살려서 올려놓는다.
   시크하게 레이 포테토칩 샤워 오니온을 먹는 끝장면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괜시리 입맛을 다시게 되드라.

posted by johnjung
2010. 8. 10. 18:37 일상의 대화
오늘 아침에 좀 잠을 설쳤더랬다.
그래서 다시 누웠는데 그새 꿈을 하나 꾸었다.

꿈에 우리집 아파트를 거니는데,
길고양이들이 아파트 주차장을 행보하고 있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들이", 그러니까, 굉장히 다수가.

고양이들의 모양새는 
약간 곰같은 고동색의 무늬를 띠고 있었는데,
입주변이 시커먼게, 귀여웠다.
눈은 파란색이었나...뭐 그랬는데,

내가 귀여워서 이리와 했더니,
내 주변을 한바퀴 돌더니,
높이 점프하여 내 팔을 무는 게 아닌가.
콱 무는 게 아니라, 살짝 장난치듯이.

난 그 문걸, 마치 그 ...사냥개 훈련하듯이 빙글빙글 돌려서 유원지의 놀이기구인양 놀아주었고,
한마리가 떨어져나가면 또 한마리가 그렇게 물기를 반복하다가. 잠이 깼다.

네이버에서 꿈해몽을 검색해보니,

1. 꿈속 고양이가 손이나 발을 물고 할퀴었다면..

 

다치거나 교통사고로 상당기간 고생을 합니다.


2. 고양이가 무는 꿈은 자신에게 유리한 어떤 권리가 주어지게 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꿈입니다.

이라고....

아. 아침에 꿈 덕분에 무척 기분 좋았는데, 방금 검색하면서, 
이걸 마냥 좋아하면 안 되는 건지 조금씩 난감해져간다.
일단 비오니까 조심은 하자.

posted by johnjung
2010. 8. 6. 14:30 일상의 대화

1. 휴대폰 침수 - 수리불가 - 남은 약정기간으로 뒷목잡는 실정.

    수리를 문의하고 나서 도무지 찾으러 갈 여유가 안 난다. ㅠ.ㅠ
    그래서 휴대폰이 한 2주 정도 멈추어져있는 상황.
    사무실근무라 딱히 문제될 건 없지만, 확실히 크레딧이 줄어드는 느낌이다.
    휴대폰의 소지 유무 자체가 이젠 크레딧의 표상이기도 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SK텔레콤이 사용가능한 기기를 하나 받을 수 있게 되어서,
    a/s 센터에서 유심칩만 받아오고 등록만하면 조만간 개통될 듯하다.
    
    문제는 휴대폰을 받기만 하면 되는 건데....이건 또 대체 언제 받는담?

2. 이번 앗숨 정기연주 레퍼토리에 포레의 레퀴엠 예정이다.
  
    캠브리지시티 싱어스 버젼으로 들어봤는데,
    타악, 브라스까지...그야말로 웅장한 맛이 우러나오는 버젼인지라 
    합창이 어디서 나오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잘은 모르겠지만, 오브리없이 피아노 반주로만 운용될 우리 한계 안에서.   
    그 웅장한 맛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그러나, 일때문에 궁금만 하고,...연습이나 제대로 나갈 지....
 
3. 게으르다? 아니, 하던 거 잘 안 한다. 
  
    운동은 게을리 한다. 덧붙여 생활도 게으름이...허리가 두터워지는 느낌이다.
    근데, 9층 총각을 아침에 나가다 오랜만에 봤는데, (참고로 예비군 동기)
    살 빠진 거 같아 보여서, 그러니까, "빠지니까 더 잘 생겨보여서."
    뭔가 동기부여에 불꽃이 좀 일었다.
    
   요즘 요리 안 하냐고 물으시는 분이 있는데, 
   요리하는 경우는 딱 2가지 경우,
    스트레스가 없는 와중에 노곤함을 피하기 위해서던가,  스트레스가 너무 쎄서 도망가고 싶던가다.
   .....그러니, 조만간 올릴 수도 있다. :)
    
4. 파출소 앞 길고양이.

    요즘 집앞 파출소 근처에 배드러내고 놀고 있는 길고양이를 만나고 꽂혔다.
    소세지를 줘봤는데, 이 친구가 이걸 한번에 씹어 먹질 않고 계속 군데군데 나누어 먹는거라.
    그만큼 새끼구나 싶었는데,
    또 보고 싶어서,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매번 나가보는데, 안 보인다.
    파출소에 들락날락하는 취객 중 한명이 괴롭히기라도 했을까...
    아, 보고픈데. 오늘도 지나갈 껀데, 한번 용안 좀 내비쳐 봐라.
   
5. 불어.

   요즘 mp3에서 불어회화를 듣는데,
   
    A : 재 누구야? 
    A :  C'est qui?"  새끼?
    
    B : 쟤 실비야.  
    B :  C'est sylvie~  쟤 실비.

  이런  다이얼로그가 나오는 바람에 웃겨서 쓰러지는 줄 알았다.
  저거 발음이 정말 저렇게 들림.ㅋㅋㅋ
  게다가 프랑스 특유의 뭔가 귀찮은 듯한 내던지는 발음도 첨가하면,
  그야말로, "저 새낀 뭐야? 쟤? 실비."
  이렇게 한국말로 이야기하는 것 같다.

  요 불어강좌 다운받아놓고 한 1년만에 듣는건데,
  이런 한국어 대입 아이디어만 있는 게 아니다.
  녹음진행하는 한국인 성우도 듣는 사람들을 막 약올린다.
  이를테면, 오늘 내가 들은 구절에서는,
  "인사법 정도는 해야하지 않겠어요?
  서로 인사만 딱 나눌지라도 말이에요~ㅋㅋㅋㅋ(정말 자지러지게 '길게' 웃음.)"
  꼭 이런 식의 능욕을 꼭 한 단원마다 첨부하여 청자들을 도발하곤 한다.

  날 이렇게 대한 불어강좌는 네가 처음이다. :)
  

  
  
  
  





     

posted by johnjung
2010. 8. 4. 17:46 일상의 대화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하다가, "이상형은 뭐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결국은 만나보니 뭐가 맞네, 뭐가 안 맞네 무슨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었다.

연애 안 하는 나, 뭐 할말도 없고해서 가만히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내가 발언할 차례가 되었다.

그래서, 난 소파에서 몸을 약간 일으켜,
다리를 살짝 꼬고, 턱을 어루만지는,
내가 생각하는 가장 여유로우며 더불어 가장 느끼하고 가식적인 포즈를 취하곤 입을 열었다.

"난.....뭐랄까. 좀 뜨거운 사람이야. 그래서인지, 좀 차가운 사람들과는 힘든 것 같아.
이제껏 만난 사람들이 아쉽게도 거진 차가운 분들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주변 친구들의 안면이 실소와 냉랭함으로 버무려지기 직전에,
한 친구가 멍해보이는 표정으로 말했다.

"야, 원래 여자는 좋아하는 남자한테는 뜨거워."

..............

그 순간, 난 정말이지.
내가 앉아있는 이 소파밑에 로켓분사기가 달려있기를 간절히 바랬었다.
이 다리 꼬고있는 자세, 그대로 그 곳을 벗어나버리게.

posted by johnjung
2010. 8. 3. 17:53 Review/음악에 관한


"야, 왜 사람을 불러놓고 멍해있어?"

친근하면서도 날카로운 목소리로 내 뒷목덜미를 어루만지듯 가로챈다.

"어? 미안해, 언니, 요즘 안 하던 운동 하다보니까, 요새 자꾸 이러네,
잠이 모자라서인지 좀 멍해있는 구석이 좀 있다."

"그래, 그 안하던 운동 탓이겠지."

싫다. 시선을 다른 곳에 두면서 비아냥거리는 거.
그리고 두렵다, 다음에 쏟아낼 그 잔소리들이,..
입술을 샐쭉 내보이지만, 언니는 벌써 기다렸던 것 같다.

"아니, 그러게, 내가 뭐랬니?
그러니까. 몸뚱아리 보고 함부로 만나는 거 아니랬지?
이게 젊으니까,...아주 정신 놓고,....
뭐, 몸뚱아리 가니까 마음도 걷잡을 수가 없다는 남사스런 이야기나 하더니,
헤어진 사유로 "너보다 어리니까 마음간다"는 이야기나 듣고 와서,
마음 삭힐려고 한다는 게, 그래, 평생 안 하던 운동이니?

왜? 운동으로 회춘하게?
운동하면 늘어지는 볼살이 어느새 탱탱해지고, 주름이 펴진다니?
거울 좀 봐. 너 얼굴 완전 상했어.
회사 일이 바빠서 잠도 하루 6시간 못 자는 애가. 이를 악물면서
요가에 나이트댄스, 게다가 잘 때는 그 진동복근기계까지....아주 웃기지도 않아.
처음에 헤어진 이야기 들었을 때, 
그런 거 당당하게 말하고 헤어지는 걔도 참 대단하다 싶었는데,
널 보고 있자니,....참 할말이 없다. 정말....
야, 김나영! 정신 좀 챙기지? 응?"

성격이야 별 수 없다.
저 양반이야 안에 못 담고 내어놓는 스타일이고,
나는 받은 걸 못 삭히면 안 되는 스타일이고,

사실 내 자신에게 수도 없이 건네던 이야기, 언니의 입을 통해 들은 거에 불과한데,
기관포 쏘아대듯한 잔소리를 마냥 듣고 있자니,
내 눈시울이 분함으로 젖어들고,
목소리도 금세 안타까움에 갈라져가는 것 같다.
내 감정, 비어있는 마음, 메마른 정서같은 모습 보이기 싫어서 이런 생활을 하는 건데,...

그래도, 언니는 언니다.
멈춰야할 때만큼은 확실하게 아니까,
브레이크 라인이 눈매에 그려져있다.

그래도 어느 정도 맺혀져있는 눈의 그림자를 들키고 싶지않아.
고개를 돌려 쇼윈도 바깥쪽을 바라본다.
비가 와서, 쇼윈도 표면이 씻겨져 내려간다.
다행이다. 모든게 흐릿하게 보여서,
나 외에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가 없어서,

"언니,"

"응?"

"운동,..지겹네, 언니 말 맞나보다. 나 하나만 할까봐,"

아, 고맙다.
비록 눈매는 미안함에 흐트러져있지만 말없이 미소 지어주는 저 모습이,
백마디 말보다도, 더 진심을 느끼게 해주는 진한 위로가 느껴진다.
괜시리 눈자위가 욱신욱신해서, 빗줄기가 흘러 내리는 쇼윈도로 고개를 돌린다.

"....언니 비오니까 참 마음이 심숭생숭하다."

".....야, 걱정마라. 저게 다 남자라니까?
남자와의 인연이란게 다 빗줄기같은 거야, 
어떤건 스며들고 어떤 건 주르륵 흘러내려 바닥으로 떨어질.
그리고 또 다시 반복될,..그런 거야.
연애 한두번 해본 것도 아닌 애가 헤어지기만 하면, 꼭 이런 걸 잊더라.
네 심성이야 조선시대 돌아가도 정실부인할 정도의 지고지순한 건 잘 알겠는데,
어떻게 스며들 빗줄기랑, 흘러내릴 빗줄기 구분을 못하니?"

다시 시작되는 잔소리.
받아쳐야지, 받아쳐야 즐겁고 기분도 더 나아질텐데. 힘이 없다.
그래도, 혼자 있는 집에서는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는 게
마치 나를 옭아매는 창살이 내리는 것 같아 견디기 어려웠는데,
언니라도 있으니 지금 쇼윈도를 타고 내리는 빗줄기가
마치 날 감싸는 투명한 커튼같아 조금은 포근한 느낌마저 든다.
눈이 살살 감기면서 멀어지는 언니의 잔소리,
모든 게 다 흐릿해져가지만. 지금의 이 상황은 이겨낼 수 있을 것같다는 확신이 안개처럼 드리운다.

그래, 이번만 날이냐. 내려라 남자야.

posted by john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