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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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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꽤나 늦게 일어났엇죠. 한 9시경이 되어서야 찜질방 밖으로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분명 해남의 맛집들도 어젯밤 많이도 귓동냥으로 들었지만,
아침부터 그런 집들이 영업을 개시할 순 없겠죠. 그저 근처에 보이는 백반집에 들어가,
김치찌개로 식사를 마치고, 땅끝마을로 가는 길을 향합니다.

0123

땅끝마을로 가는 도중에 보도 여행을 하는 처자 둘을 만났는데,
도무지 인사를 건네기조차 어려워 보일 정도로 피곤해보이더군요. 그냥 살짝 웃고 지나갔는데,
수건으로 얼굴을 완전 감싸고 길을 걷는 그들의 모습에서 땅끝이 거의 다 왔음을.
더불어 그들의 뒷모습에서 아직 그들의 여행은 끝나지않았음에서 우러나오는 경외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길을 가는 도중에, 완도와 땅끝마을로 가는 방향이 77번 국도에서 갈리는데,
자전거 여행자들은 주의해야합니다. 이 길이 가시권에서 잘 드러나지 않아,
완도가는 길로 가실 공산이 크기 때문이죠.
저같은 경우에는 완도로 건너가는 다리 앞에서, 안내하는 의경에게 물어봐,
다시 땅끝마을로 향하는 도로를 탈 수 있었습니다. 하마터면 완도로 갈뻔했죠.
만약 갔더라면,...아마 일정이 하루 더 길어졌겠지요. ^ ^

그렇게 해남에서 땅끝으로 가는 길이, 이번 여행 중 가장 언덕이 가장 잦았던 구간 같습니다.
그것도 좀 길고요, 경사도 상당합니다. 하지만, 기어 변경을 맞추어 무리하지 않고
나아가니 역시 탈만 하더군요. 하지만, 솔직히 한번 정도는 자전거를 끌고 가고 싶었던 건
인정해야겠군요. 은근히 찍은 사진이 많은 걸 보니 말입니다. ^ ^
지나가는 아름다운 들꽃과 수양버들이 어찌나 그렇게 반갑던지...ㅋ

012

그렇게 언덕을 올라가다보니, 땅끝마을까지 순회를 하신 많은 여행자들의 흔적이 보이더군요.
저처럼 자전거를 타고 순회하신 분, 걸어서 오신 분들께서 돌로서 이 보도의 벽에 흔적을 남겨놓으신 걸 보고,
저도 중간에 자전거를 멈추어놓고 제 이름을 남겨놓았습니다.
약하게 남겨놓아 오래가진 못하겠지만, 추억 아닙니까? ^ ^

012


마지막 여행일이라 그랬을까요? 제가 봐도 마음 안에 여유가 피어난 게 보이네요.
그렇게 힘든 언덕들을 올리다 보니 거의 다 왔음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이네요.
이 때,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저는 이 표지판 후에 만난 내리막길에서
막 신나서 소리지르고 그랬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윗 사진에서 잘 보시면 "전망좋은 곳"이라는 표지판이 보이실 겁니다.
저도 여행 초반에는 "어디?어디?"하면서 열심히 주의를 살피며 페달을 밟았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이 의미는 "전망좋은 곳" = "언덕 위"라는 공식이 성립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좋아했지만, 나중가서는 "언덕이구나. 꿀꺽.." 하며 마음의 준비를 하는 표식으로
다가왔었죠. 제가 보기엔 "오르막길 시작"보다 더 공포스러운 의미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렇게 땅끝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땅끝기념비만 찍고 식사를 할 예정이었습니다만,
모노레일 앞에서 어물전을 하시던 할머니 분이 전망대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며 땅끝탑을 보고
내려오는 게 좋다고 하셔서, 자전거를 주차하고 전망대를 향하는 모노레일에 올라탔습니다.
모노레일은 서서히 올라가고,  그 밑에서 내려다보던 땅끝마을과 그 마을을 둘러싼 해안가,
그리고 저 멀리 보이던 바닷가들은 절경이더군요. 혹시 땅끝마을에 가신다면,
모노레일을 타실 것을 권장해드립니다.

012

그렇게 오른 땅끝전망대였습니다.
그다지 특별한 건 없습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전망대였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전 그제서야 이번 여행이 끝났음을 알게되었죠.
이곳이 제 종착지였음을 알게 되니, 몸과 마음이 확 풀려버리더군요.
그래요. 내달린 몸과 마음이, 드디어 여기가 끝임을 알게 되니,
그저 확 풀려버리더군요. 벌써부터 소감이야기 하기엔 좀 이른데.....^ ^
그래도 그 때의 기분을 좀 전해드리고 싶어, 동영상으로 제 자신을 찍어놓은 모습을 올려드리죠.
정말 이 때의 모습은 이 때밖에 못 누릴 것 같아요.

※주의 : 지금 제 얼굴은 바닷바람과 도로의 먼지들과 무자비하게 발라진 썬크림의 잔재물로 인해
상당히 더러운 상태랍니다. 마음의 준비를 좀 해주세요. ^ ^






전망대에서 그렇게, 여행의 종료를 만끽하고, 내려와 몇몇 공간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장마전선이 제주도에서 도착해서 그랬는지, 바닷바람이 꽤 세었지만.
그래도 관광객들은 꽤 있어서 사진도 찍어주고 찍힘도 당해 개인사진도 몇장 있네요.

0123456

땅끝탑도 가보고, 많은 사람들이 땅끝마을에 가면 꼭 찍는다는 등대도 배경으로 두고 사진을 남겼습니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어주었던 어린 친구들에게 "서울-땅끝마을까지 자전거로 여행했다"고 말해주었더니,
깜짝 놀라더니, 지나가며 "우리들도 다음에 자전거여행으로 여기에 올까?" 이러더군요. ㅎㅎ

사실 땅끝탑은 어디 있는지 찾질 못해서, 처음에는 가질 않았는데,
알고보니 안으로 좀 들어가야 있더군요. 몸도 피곤하고 차 시간도 거의 다가와
가지말까 생각했으나,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하는 마음으로 땅끝탑까지 보고 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새해의 일출을 감상한다고 하던데...그래서인지 모르겠는데.
소원을 적는 공간이 있더군요. 그래서, 그 곳에 저도 제 소원을 적고 왔습니다.
이루어지길 빌며, 해남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그곳을 나왔습니다.

헤남으로 가는 버스를 타니, 바로 해남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주더군요.
그곳에서 서울로 떠나는 막차인 5시 30분 차의 표를 끊고,
30분 정도 기다리다 자전거에 차를 싣고 저녁식사 거리를 사러 갔습니다.
(점심 이야기가 없었지요? 점심은 그냥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었습니다. 시간이 촉박했거든요.)
샌드위치를 하나 사고, 여행 종료를 자축하고자 맥주 한캔을 샀습니다.
그리고, 서울로 향했지요. 그것으로 이번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너무 여행동안 무얼 했는 지에 대한 기록만 담겨 있죠?ㅎ
보시는 데 살짝 지루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전거여행자들에게 좋은 Guide line의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도로 사정이라던지, 유의해야할 점이라던지,
그런 내용이 별로 없네요.
아무래도 혼자 간 여행이라 그랬는지,
생각할 게 좀 많아서, 그런 걸 별로 느끼질 못했던 것 같아요.
음...좀 무책임하긴 하지만, 여러분들도 그냥 밟으시면, 힘든 거 별로 느끼시지 못하고
라이딩을 즐기실 수 있다는 것의 반증이 아닐까요?ㅎㅎ

이번 여행이 제겐 첫번째 자전거 장거리 운행이었습니다.
갑작스레 계획했던 여행이었고,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았었는데요.
그래도 우격다짐으로 떠나니, 떠나지더군요.
사실 떠나는 것에 대한 준비가 많은 것을 요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중요한 건 마음이죠.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하신다면,
당신도 이런 여행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어렵게 생각마세요.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저도 했는데요. 뭘. ^ ^

여러분도 이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으세요?
그럼 어렵게 생각마시고, 제가 했던 방법 그대로, 여행을 계획해보세요.
성취감만이 아닌, 또 다른 무언갈 느끼실 수 있을 꺼에요.
이번 여행에 대한 감성적인 느낌들은 차후에 포스트할께요.
(아직 여행기가 끝이 난 건 아니에요! ^ ^)

posted by johnjung
그 새벽 5시 반, 페달을 밟긴 했지만, 오히려 마음이 더 앞서 내달린 라이딩이었습니다.
그냥 빨리 땅끝마을에 도착하고 싶었습니다. 관광이라던가 먹거리들이, 내게 와닿지않던
이유는 사실 다른 것이 아니라, 제 마음 탓이었을 겁니다.
그냥 땅끝마을에 도착하면 적어도 작은 깨달음이라도 발견할 수 있겠지 생각하며,
길을 선회하여 23번 국도를 향해 페달을 밟았습니다.
금일의 목표는, 그저 땅끝마을이었습니다.
남들은 24시간만에 간다는 그 길을, 나도 갈 수 있겠거니 생각하며 페달을 밟았습니다.
고창도 금방이고, 어느 새 영광이었습니다.
하지만, 도착한 영광의 어느 오르막길에서 수면부족으로 인한 피곤함으로 인해 멈추어섰습니다.
어느 버스 정류장 앞에 자전거를 주차하고, 잠시 누웠습니다.
누워서 마음을 정리합니다. 피곤함으로 한풀 기가 꺾인 혼란스러움은 마음을 가다듬는데,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수면은 이루어지질 않습니다.
우연히 제가 있는 언덕을 오르는  자전거 무리들을 만납니다.
영광 내 자전거 클럽분들이신 모양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보고 손을 흔들어 인사합니다.
그리고나서, 누웠다가 일어나 멍하니, 주시하고 있는데, 그 분들이 다시 돌아오시더군요.
"아니, 아직까지 그러고 있으면 어떡해? ㅎㅎ"
그 말에 미소로 답하고 시계를 보니 어느새 2시간 정도가 지났더군요.
네 맞습니다. 이러고만 있으면 안 돼죠.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언덕을 오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함평의 나비축제가 끝나고 얼마되지 않았더군요, 국도 길가에 이런 조형물들이 많이 놓여져 있더이다. 하지만, 전 이걸 보고 생각나는 게 있어 마음이 좀 그랬었죠.


언덕이라 하니 드릴 말씀이 있는데, 이번 여행을 하면서, 길이 국도라 워낙 순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다지 심한 언덕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서울-천안까지는 신호등도 많고,
시내를 관통하는 길이 많아, 시간이 좀 소모되서 그렇지 심한 언덕이라고 볼 건 없는 것같습니다.
천안 - 영안까지의 도로는 어디서 들은 것처럼, 정말 중급자라면 평속 30km라도 밟을 정도로,
무척 순하더군요, 언덕도 그리 많지 않고, 다닐만했습니다. 근데, 확증하기엔 조금 어려운 게,
자전거 여행을 계속하다보니, 언덕에 대한 감도 별로 없고, 올라도 그런가보네,이런 인식으로 여행했기에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려야겠습니다.
하지만, 차후에 말씀드릴 월출산을 지나가는 언덕과 해남에서 땅끝마을로 이동하는 도로는 분명
무리로 작용할 공산이 큽니다. 하지만, 그래봤자, 언덕이죠.
맘 한번 다지시면, 올라가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지나가던 도중, 기사식당에서 밥을 먹습니다.
식당은 백반 전문집이었는데, 주변에서 공사를 하던 이분들이 주로 이용하는 식당이었던
모양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번 여행에서 그나마 가장 전라도스러운 백반이었다고 기억합니다.
확실히 현지민을 상대로 하는 밥집인지라, 제 기대에 부흥했다고 생각합니다.
몸이 노곤했지만, 식사를 마치고, 물을 물병에다 담고, 다시 출발했습니다.
오늘은 오후 11시에 도착하는 한이 있더라도 "땅끝마을"에 도착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영안근처에서 또 다시 멈추어서게 됩니다.
내리쬐는 땡볕에 오른쪽 손목이 시끈하게 느껴집니다.
아뿔싸, 안 타려고 긴팔까지 준비했지만, 라이딩의 폼상, 소매가 위로 걷어진 것을
잊었던 것입니다. 시끈했지만, 어쩔 수 없이 갈길을 재촉합니다.
하지만, 피곤한 몸은 휴식을 원할 뿐입니다.
그러고보니, 이번 여행 중 규칙적으로 휴식을 취해본 적이 없음을 떠 올립니다.
어쩌면 그 동안의 여행의 피로가 몸에 깃들어버린 것일까요?
이 해답은 해남 도착 후 알게 됩니다.
그러나,좀처럼 나갈 수 없는 이 여행 앞에, 깊숙히 자리잡은 어지러운 마음은,
내게 잠깐의 휴식 이후, 다시 나아가야함을 일깨워줍니다.
다시 페달을 밟습니다. 어느 새 강진, 해남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이고,
해남에 어느 정도 다가왔다 생각하던 순간, 들린 휴게소에서
해남과 땅끝마을은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것을 듣게됩니다.
전 해남 = 땅끝마을이라고 생각했는데, 승용차로 40-50분 거리가 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든 적어도 해남까지는 가자, 거기가서 생각하자.라고 마음먹고,
김밥으로 간단히 요기를 하고 페달을 밟습니다.
그 때 시각이 5시반 정도....앞으로 해가 지려면 2시간 반 정도 남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서둘러서 페달을 밟습니다. 몸의 노곤함은 지금 이렇게 언급하기도 지루할 정도였지만,
그 당시의 제겐 "해남까지 가자"는 목표의식 외에 다른 생각은 없더군요.
게다가 정신 하나만큼은 또렷했기에, 혼란스러움이 가중되기 전에
페달을 더 밟아야했습니다. 그런 제게 월출산을 올라가는 그 도로는 제게 기운을 내게하는 좋은
루트였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힘들게 올랐지만, 한번도 쉼없이 올랐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사실, 저는 제 체력이 꽤 약한지 알고, "끌바"(자전거를 타지않고 끌어 올라가는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하자 생각했는데, 이번 여행 중 단 한번도 끌바를 하지않았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대단합니다. 이번 여행을 대비해서 특별히 훈련한 것도 없었는데요.
한강변도로의 "서울-암사"를 한번 밖에 왕복한 것뿐인데,...여튼 지금 생각하면 놀라운 일입니다.
012

그렇게 그 오르막을 오르고 나니,
주욱 뻗어져있는 내리막길은 그동안 올라온 오르막길의 고행을 씻어버리기엔 충분햇습니다.
그 이후에 있던 언덕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어렵지않았구요. 다닐만합니다.
그러나 오후 8시가 지나자, 찾아온 어둠은 사고의 위험성을 잔뜩 내재하고 있더군요.
하지만, 적어도 해남까지는 가야했기에 후미등만 켠채, 길을 재촉했습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버스들과 자동차들은 이미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기에, 겁은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네들이 혹시나 나를 보지 못하고 갓길 쪽으로 지날까하는 생각에 서둘러 해남으로 향했습니다. 해남읍내에 도착하니 어느새, 오후 8시 30분 정도? 편의점에 도착하여 휴대폰을 충전하고,
역시 밥먹을 곳을 알아봅니다. 전라도를 여행하면서 느끼는 건데, 정말 전주민이 가이드화 되어 있는 것같습니다. 참고로 휴대폰 충전하는 곳을 찾질 못해서, 편의점을 4군데 정도 찾아야했는데,
그곳에서 물어보니, 어느 정도 다 이야기해주시더군요.
특히나, 부안에서 경험해 본대로 타지 사람이 선호하는 음식점과 현지 사람이 선호하는 음식점을 나누어 설명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몸이 너무 피곤하여 그저 가까운 한식집
"아지매 식당"에 들어가서 갈비탕을 시식하고, (그래도, 반찬은 전라도입니다. 무슨 5000원짜리 갈비탕에 반찬이 그렇게 많이 나온답니까?) 가까운 찜질방에 자전거를 주차했습니다.
꽤 많은 시간을 주행해서 속도계를 들여다봅니다.
부안에서 출발할 때에는 누적거리가 270km였는데, 도착하고 들여다보니 440km였습니다.
하루동안 170km를 달린 셈입니다. 여행 시에는 100km 이하가 적당하다고 들었는데,
마냥 페달을 밟다보니 이만큼 달리게 되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자전거를 오래 타지도 않았고, 그다지 즐기지도 못해,
이번 여행에 있어 무리해서 퍼지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을 보니, 나도 체력은 대한민국 남성 평균 이상만큼은 되겠구나하며
약간 으쓱했습니다. 후에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 이야기를 했더니, 많은 분들이
평균 이상이 아니라 괴물 수준이라며 놀라워하시더군요. 더욱 으쓱했으나,
저보다 더 대단한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욱 고개를 수그리게 됩니다.
만약 , 그런식이라면, 자여사는 괴수대동산인건지....당일치기로 자전거를 타고 대전까지 내려가서 목욕하고 올라오시겠다는 분도 있는 곳인데....

오늘의 피곤은 감내하기도 어려웠지만,
마음이 내달린 만큼, 그만큼 , 지쳐버린 것인지,
수면실에 가서 눕자 잠이 절로 왔습니다.

 
posted by johnjung

아침에 고속버스터미널로 이동하던 도중, 휴대용 펌프를 구입했습니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자주 가는 샾은 제가 자전거에 대해 초짜라고 생각했는지,
항상 매니아들이 사용하는 듯한 비싼 용품만 건네줍니다.
이런 때, 인터넷을 통해, 보통 가격이 어떠한지에 대한 감이 있던 게 다행이라고
항상 생각합니다.

고속버스를 타고 도착한 공주,(공주는 고속버스터미널과 시외버스터미널이 붙어 있습니다.) 그곳에서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아낸 맛집, 짬뽕으로 유명하다던 "동해원"에서 짬뽕으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공주의 유명한 맛집이라고, 리뷰도 많고 해서 기대도 살짝 했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서울 시내에서 먹을 수 있는 짬뽕보다 약간 나은 수준이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모두 다 같을 순 없겠지만, 서울 시내에서 먹는 짬뽕들은 이것에 비해 좀 더 느끼한데, 이것은 살짝 담백하고 매운 정도? 그 이상 외에는 점수를 더 줄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충남의 음식 지방색을 파악할 수 없었던 걸까요?  그나마 찾아보았던 맛집이었건만,
회사 주변에 있다면 식사하러 자주 갔을 음식점 정도 밖에 느끼지 못했습니다.
서빙을 보시던 남자 분이 "인터넷에 소문이 잘 나기도 했지만, 안티도 상당하드라"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그 꼴이군요. ^ ^ 하지만, 음식 하나만으로 요식업체를 전부 평가할 수는 없지요.
개인주택의 대청마루에서 먹는 짬뽕과 친절한 서버만큼은, 정말이지 여기 밖에 느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모 블로그에서 감상했던, 혼자 상차려 먹던 그 곳에서 기회좋게 식사할 수 있었는데, 아주 느낌이....색달랐습니다. 부디 혼자 가시는 분이시라면 경험해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그렇게 식사를 끝내고, 자전거를 이끌고 서둘러 논산으로 향했습니다.
그 날의 목표는 부안까지 가는 것으로 잡았습니다. 부안으로 들어가서 변산반도 부근으로 이동한 뒤, 지겨운 1번 도로와 안녕하고, 서해안도로로 바닷가를 보며 달리고 싶어졌거든요.
가는 도중, 부안과 고창을 함께 알리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이규영 지휘자님께 전화를 하여, 물어봅니다.
"부안과 고창의 유명한 먹거리가 무엇인가요?"
"부안은 백합, 고창은 복분자와 풍천 장어."
"에이, 백합이요? 에이..별루다."
"아냐, 지금 백합이 제철인데? 얘는 뭘 모르면서?"
"아, 그래요? 그 말씀들으니 좀 당기긴 하는데...아무래도 체력에 보다 도움이 되는 걸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좀 드는데요. 거리를 잘 몰라서, 다짐할 수는 없겠지만, 가능하면 고창가서 장어랑 복분자를 먹어야 겠어요. ^^"
그러나, 변산반도로 들어가는 길 부근에서, 이미 시간은 많이 지나, 한창 어두워진 상태에서,
라이딩을 한다는 것은, (게다가, 전조등이 망가져버린....) 무리였기에 부안으로 이동하였다.
부안에 들어서서, 가장 가까운 찜질방의 위치를 확인한 뒤,
시장 근처에서 어느 어르신을 붙잡고,
정말 여행자 티나게, 마치 전라도민이라면 다 미식가라도 되는 양,
"여기 백합요리 잘 하는 데가 어딘가요?" 이렇게 질문을 던졌다.
어르신은 순간 당황하신 기색으로,
"백합 요리? 그걸 요리라고 뭐 할 게 있나? 변산항으로 가면, 거기 시장 근처에 백합죽을 잘 하는 데가 있긴 있는데,..사람들이 거기가 잘 한다고 그러대?(외가가 전라도쪽임에도 불구하고, 도무지 어감을 살리지 못하겠군요. 알아서 어감을 살려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가르쳐주신 변산항 쪽으로 향해 페달을 밟았지만, 왠지 보이지않는 해안가 탓에 잘 못 온건 아닌가하는 생각에, 어느 초등학교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헤메이는 와중에, 맞은 편, 주택 옥상에서 삼겹살을 구우며 식사를 하고 있는 가정을 발견합니다. 무척 배고프긴 했지만, 그 모습들이 왠지 정겨워 보여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아파트에서만 살다보니, 그리고, 가족들이랑 그렇게 한데 모여 고기를 구우며 지낸 경험이 없는 탓에, 더욱 더 정겹게 느껴집니다. 그 때, 마침, 초등학교에서 유모차를 끌고 있던 성인남성과 아이 한명이 나옵니다. 잠깐 산책을 하고 집으로 가는 그 모습에, 자연스레 다가가 소개를 하고, 백합죽 잘하는 집의 행방을 물어봅니다.
"이 주변에 개화식당이라고 백합죽하는 식당이 있긴 하는데, 유명하다고 하던데, 여기 사는 사람은 잘 안갑니다.여기서 더 가면, XX(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ㅎ"모라고 하신것 같은데요.)라고 있는데 현지 사는 사람은 거길 자주 가죠."
" 아, 그래요? 그럼, 거긴 여기서 거리가 어느 정도 될까요?"
" 자전거로 40분 정도?"
맙소사, 조금 더 일찍 왔다면 가능했을텐데, 전라도의 지방색이 묻어나오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을텐데, 하지만, 너무 늦은 시각에 백합죽으로 나름 유명하다던 개화식당으로 이동하였습니다.
가는 길 도중, 길이 맞는 지, 현지인에게 다시 여쭈어보자, 길이 맞다하시며,
"근데, 백합죽은 XX가 더 나은데. 지금 가기엔 너무 멀지.."라고 하시더군요.
그 XX는 정말 부안군민한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백합죽 음식점인가 봅니다.
혹시 부안가시는 분들은 무리하시더라도 한번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01234

그래서, 도착한 개화식당입니다.
식당에 도착하자, 나오는 반찬들은 확실히 이곳이 전라도임을 보여줍니다.
그저, 백합죽 하나 시켰을 뿐인데, 반찬이 꽤 나오더군요.
김치가 3종이 나왔는데, 그 김치들이 정말 맛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백합죽 자체의 맛은 전라도 특유의 지방색이 상당히 걷어내어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외할머니를 통해 유년시절부터 전라도 음식의 향색을 많이 경험해보았는데,
제가 못 느꼈다기 보다는, 그런 맛들을 인위적으로 절제시킨 듯합니다.
아무래도, 읍내와 가까운, 타지방에서 온 사람들을 위해 있는 음식점이니,
지방향색을 강조하는 것보다는 보다 그들의 시각에서 음식을 만드는 것이 오히려
더 효과적이겠지요. 게다가 TV에서도 그렇게 많이 촬영을 해 갔으니,
어긋나지않는 입맛을 창조하는 게 그들의 경영방침이겠지만,
첫 전라도 식당이라 그랬는지, 기대했던 바가 컸는지, 약간 실망했습니다.
하지만, 반찬 하나만큼은 이곳이 전라도임을 드러내주더군요.
식사 하나만큼은 맛있게 했습니다.

식사를 끝내고, 주인아주머니에게서 추천받은 "건강나라"라는 찜질방을 찾아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땅거미는 져서, 가로등 몇개 안되는 도로에서의 운행은 방향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렇게 운행하던 도중, 어느 아주머니를 뵙습니다.
"아주머니, 건강나라라는 찜질방 아세요? 어디로 가야하나요?"
"마침 잘 됐네. 나도 그 쪽으로 가던 도중이었는데, 날 따라와요."
자전거에서 내려서 아주머니와 함께 걷습니다.
"총각은 자전거타고 여행하는 거야? 혼자? 서울에서? 대단하네~!"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은 간만에 만난, 대화상대자로 인해 신명이 났습니다.
어젯밤, 병원 장례식장에 갔다가 안개 탓에 차를 가지고  오질 못하셨다며,
그 찜질방이 병원 뒤에 있어 안내해주시겠다던 고마운 분이셨습니다.
궁금해서, 맛집을 물어보니, 한정식 관련해서 말씀해주십니다.
"남도식당이 제일 괜찮긴 한데...정자마을도 괜찮은데, 읍내에서는 상록수갈비가 가장 괜찮은 것같아." 그렇지만, 여행의 일정 상, 접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저, 찜질방까지 안내를 받고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린 후, 자전거를 주차하고, 여장을 풀었습니다.
주말이고, 축구도 하는 날이며, 부안에서 가장 최근에 세워진 찜질방이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너무 없었습니다. 잠을 이루기엔 최적이겠구나, 그 동안 이루지못한 수면을 오늘에서야 이룰 수 있겠구나 생각했지만, 많은 생각들은 저의 수면을 방해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 가족들은 저에게 정말 시련이었습니다.
방음이 안되고, 문마저 제대로 안 닫히며, 게다가 문닫는 소리마저 커다란 그 수면실은 제 마음에 화를 가득 머물게 하더군요. 자기 위해 1인용 원적외선 토굴로 이동하여 누워도, 제가 누워있는 그안을 마치 구경이라도 난 양, 여럿이서 그 안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아이들에게 화를 낼 수도 없고,
난감했습니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시계를 본 것이 오전 1시 반이었는데, 깨어나서 시계를 보니, 오전 3시 반이었습니다. 원래, 이렇게 예민한 사람은 아닌데, 사실, 그날밤에 개인적으로 저를 흔든 일이 있었습니다. 글쎄, 사실 살다보면 여러가지 일이 있기 마련인데,...좀 컸죠.
그 당시에 제가 느끼기에는 좀 커서, 감내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날 밤은 정말 마음으로 심하게 내달렸습니다.
"왜 난 항상 이런 몫을 차지해야 하는 거냐"며 신께 따지기까지 했을 정도로,...
잠은 오지않고, 점점 또렷해지기에, 밑에 내려가 간단히 몸을 씻고서,
다시 자전거에 몸을 실었습니다. 밖은 꽤 쌀쌀했지만, 페달을 밟아 이 생각들을
희석시키거나 지워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새벽 5시 반에 그렇게 다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posted by johnjung
아침에 일찍 도착한 천안고속버스터미널, 근처 김밥천국에서 요기를 한 뒤.
근처 아파트 단지에서 자전거를 찾아오고, 용품을 합체시킨 후, 체인에 살짝 기름칠을 해주고
공주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사실 집으로 호도과자를 구입해서 배송하고 싶었지만,
3만원 이상이 아닐 경우에는 택배상자를 이용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집에 사람도 없는데, 4일 정도 밖에 유통기한이 되지않는 호도과자를 200개나 보내기는
좀 무리였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접고 다시 공주를 향해 달려갔습니다.

1번 국도는 지겹게 달렸습니다만,
가장 맘에 들었던 1번 도로는 바로 이 천안에서 공주로 가는 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날은 안개가 오전까지 깔려있던 날씨였는데, 이런 날씨에 산을 사이에 두고 지나가는 길은
마치 산림욕을 하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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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까지 가는 길은 제가 들었던 것보다 먼 길이 아니었습니다.
길도 사실 무척 원만했구요. 들었던 대로, 서울- 천안까지 길이 좀 어렵고,
천안부터 영암까지는 정말 원만하더군요.
하지만, 처음으로 나타난 오르막길 표지판에서는 살짝 움찔했습니다만,
그다지 가파르지도 않고 할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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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때 즈음에 공주에 도착했고, 알아두었던 보신탕을 잘한다던, 청와대에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전 사실 보신탕을 즐겨 먹는 사람이 아닌 지라, 맛도 잘 알지 못합니다만, 제가 주변에서 들었던 것보다는 보신탕 속에 고기를 꽤 넣으신 듯 합니다. 수육도 15,000원 정도? 수육을 먹지못해 그 집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서울보다는 꽤나 저렴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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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나니, 1시 언저리, 오늘 오후 6시까지는 천안 아산역에 도착해있어야 합니다.
머지않아 중국으로 떠나는 길진누나 내외의 아들, 시우의 돌잔치가 있거든요.
비록 여행중이었지만, 지명해서 꼭 오라고 하는 분들이니, 별 수 있습니까?
향후 5년간, 얼굴을 언제 또 볼 수 있을지 모르는데, 꼭 올라가서 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논산으로 바로 출발하여 그곳에다 자전거를 두고 천안으로 갈까 생각하다가,
거리에 대한 잘못된 인식 탓에, (여행 중 유의하세요. 많은 분들이 자동차를 통해 이동을 하시기 때문에 그 거리가 과장되어 더 길게 표현되는 경우가 잦습니다. 만약, 그 표현대로 인식하신다면,
여행의 진도가 생각보다 더뎌질 것입니다. 가능한, 이의 거리에 대해서는 본인이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 것이 여행의 진도 상 효과적입니다. 표지판에 적혀져있는 Km를 그대로 믿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청와대 주인아저씨가 귀뜀하신, "여기까지 와서 백제문화지도 안 보고 가요?"란 말씀에,
무령왕릉과 공산성을 둘러보고, 천안으로 출발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공주시외버스터미널 맞은 편에 철교를 건너, 무령왕릉에 도착했습니다.
평일인지라 고속버스를 타고 견학하러온 학생들과 노인분들 외에는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무령왕릉은 관리의 문제로 인하여 몇년전부터 실제 왕릉의 개방이 불가하다고 합니다.
그걸 알게되고, 굳이 가볼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다, 맞은편 편의점 주인 아주머니께서 모형이 볼만하다고 하신 말씀에 발길을 옮겨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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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하나 없는 모형전시관은 정말...을씨년스럽더군요.
게다가 그 모형전시관이 무덤과 관련한 것이었으니, 얼마나 공포스러웠겠습니까?
게다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실제감을 살리기 위해 무덤은 허리를 굽혀야 들어갈 수 있는
문 구조로 되어있었고, 신비로움을 강조하려는 어두운 조명은 엄숙함을 넘어서 공포스러움을
강조하더이다. 근데 그 와중에 자꾸 무언가 "삑, 삑" 소리가 들리는 거였습니다.
분명, 직원들도 내가 들어오는 순간 전부 자리를 비웠고 이 넓은 전시관에는 오직 나 하나인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 내가 뭘 잘 못들었나? 생각했는데, 한참 조용하다가, 다시 그 소리가 들리더이다. 모형이긴 하지만, 밀폐된 공간 안에서 자꾸 그런 경험을 하자니, 뭔가 기분이 이상해서 주변을 둘러보자, 아, 알았습니다. 실내에 장착된 공기청정기가 작동을 한 것이었습니다.
혼자서 피식 웃으며, 전시관을 나와 실제 무령왕릉의 외형을 둘러보았습니다.
외형은 그저 봉분일뿐이었습니다. 그래도 눈도장을 한번 찍어주고, 그렇게 내려와 곧 공산성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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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성은 유적지이긴 합니다만, 왠지 주민들의 생활과 맞닿은 위락시설로도 활용이 잘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공산성 입구에 들어서면, 각종 행사 관련,(가장 눈에 뜨이던 것은 공주 "Strong man"이었습니다. 청소년들 대상으로 하던 힘자랑 대회같은데 주말마다 하는 것 같더군요.)시설들과 사진찍기 좋은 장소 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산책하기 좋은 코스들로 구성되어 있더군요. 그곳에서 저는 산림욕과 낮잠으로 일상의 노곤함을 푸욱 즐길 수 있었습니다.
실제 많은 주민들이 그곳까지 올라오셔서 시간을 보내고 계시더군요. 정자나 누각은 누구나 올라갈 수 있고, 앉을 수 있어, 정말 "유적위락시설"이란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금강을 내려다보는 정자에 앉아 돗자리를 펴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으시던 어느 노부부의 모습은 제게 더욱 더 편안함을 건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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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의 그늘이 좋아, 그늘이 드리워져 시원한 벤치에 누워 30분 가량 쉬었습니다.
고글, 헬멧, 장갑과 같이 몸을 둘러싸고 있던 장비를 해체하고 쉬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디다.
맘 속으로 계속 주고받던 생각들도 덕분에 조금이나마 편해지는 듯 하였습니다.

이윽고 시간이 되자, 자전거를 타고 공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여, 천안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어찌어찌 하여 6시 00분까지, 천안아산역에 도착할 수 있었고, 거기서 성훈이형을 만나 같이 서울로 올라가는 KTX에 몸을 실었습니다. 역시, 금방이더군요, 서울역에 도착하여, 공덕역에 위치해있다는 "더 부페"로 시우의 돌잔치를 축하하러 이동하였습니다.
오랜만에 베레쉬트의 OB들도 만나 인사하고, 돌잔치를 지켜보았습니다.
시우는 돌잡이 때에, 마이크를 잡았는데, 진행자는 "엔터테이너"가 될 것같다며 이야기했지만,
진이 누나는 시우가 입신양명을 뜻하는 붓을 잡길 바란 모양입니다. 살짝 굳어진 표정...ㅎㅎ

여튼, 식사가 끝나고, 몇몇 사람들과 가볍게 커피를 마시고, 공주로 가는 막차가 끊어지게 되어,
집으로 도착하여 잠을 자고, 내일 아침에 출발하기로 하였습니다.
간만에 도착한 집이었지만, 여행을 끝마치지않고 돌아와 뭔가 개운치않았고,
그래서인지, 잠을 쉽사리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새벽 4시 쯤에 깨어나고 난 뒤,
짐을 다시 챙기고, 생각과 고민에 둘러싸여있다가 몸을 움직여 아침밥을 먹고,
8시 경에 짐을 챙겨 나왔습니다.





posted by johnjung
2008. 6. 26.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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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역에서 1번 출구 앞, 국민은행 남성점에서 타이머를 리셋시키고, 자전거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사당역 근처에 사니, 좋은 점은 경기도까지 눈깜빡할 사이에 지나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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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남태령을 향하는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번 자전거 여행에서 가장 오르기 힘들었던 언덕 중 다섯손가락에 들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오르막길을 오르게 되면 기다리는 것은 정말이지 가파른 내리막길입니다.
저는 이 내리막길에서 이번 여행 중 가장 빠른 속도인 55Km/h를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과천을 지나면서, 느끼는 건데, 과천 - 수원은 자전거 도로가 정말 잘 구성되어있더군요.
남태령 언덕만 없다면, 자전거로 출퇴근하시는 분들이 더 많으실텐데요.
들꽃마저 흐드러지게 피어 라이딩하기에 너무 즐거웠던 길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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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 - 안양- 수원을 지나, 점심 즈음에는 오산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오산에는 6.25 전쟁시, UN의 공적을 기리기위한 UN탑이 있더군요.
분명 UN탑인데, 그 비문에는 "미국은 우방을 절대 버리지 않는다"는 당시 미국군장성의 글이
새겨져 있더군요. 정말 당시에는 "UN=미국"의 등식 그대로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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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아는 형님들 숙소에서 머물러볼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택에서 근무하는 A4와 천안에서 근무하는 성훈이형에게 연락을 취해보았습니다.
A4는 동평택으로 이동해야하는 저의 경로와 꽤 거리가 있는 해안가에 맞닿아있는 서평택,
식사를 대접하시겠다는 말씀은 감사했지만, 도무지 평택에서 머물렀다가는 여행이 더 이상
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천안에서 하룻밤 묵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평택은 생각보다 꽤 넓더군요. 하루종일 내리쬐는 햇볕 속을 달리려니 몸이 힘들어서,
뉴코아 평택점 부근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다시 페달을 밟았습니다.
어느 새, 천안에 도착한 저는, 여기서 공주까지 갈지, 아니면 여기서 머물러여할 지 결정을 해야했습니다, 공주가 생각보다 멀다던 말에, 오후 5시의 이른 시각이었지만, 천안에 자리를 잡고자
했습니다. 아니, 근데, 이게 왠일? 숙식을 해결하려던 성훈이형의 집이 천안 근처가 아닌, 천안아산에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거리를 너무나도 우습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내의 찜질방에 짐을 풀고, 내일 아침에 그냥 여기에서 출발할까 생각했으나,
아무래도, 성훈형의 집이 숙식을 해결하기에 보다 더 편하고, 무엇보다 "세탁기"를 돌릴 수 있기에,
천안고속버스터미널 부근의 아파트 단지에 자전거를 주차하고, 관련용품들과 페니어를 챙겨들고,
일상복으로 갈아입은 후, 성훈형의 아파트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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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기 전에 옥남이 누나가 건네 준 버거킹 쿠폰을 이용하여 천안갤러리아 백화점 옆의 버거킹햄버거 매장에서 스테이크 갈릭 버거를 구매하여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나름 기대했는데, 역시 와퍼 이상의 것은 없군요. 갈릭은 어디가고,그저 스테이크 위에 무성했던 양파만 기억에 남습니다.

주인이 자릴 비운 집에 객이 비밀번호를 누르고 문을 따고 들어가게 되어,
사실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정말 제 집처럼 아주 편하게 이용하게 되더군요.
세탁기 돌리고, 샤워하고, 냉장고 뒤져서 밥먹고, TV보고, 그렇게 편히 쉬다가,
퇴근한 성훈형과 간단하게 맥주한잔하며 이야기하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PS. 이 자릴 빌어, 자신의 숙소를 정말 집처럼 편하게 이용하도록 도와주신 성훈형께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johnjung
◎준비에 앞서◎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저는 여러 곳에서 많은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Naver"자전거를 여행하는 사람들"(이하 자여사)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도 확인하고, 여행 코스와 여행 준비물들을 확인하였고, 실제 유용한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카페에 있는 정보는 무척 유용했지만, 저는 보다 정리된 자료가 필요했고,
그래서, 자전거 관련서적과 인쇄매체를 찾았습니다.
제가 유용하게 이용한 서적은 "전국 자전거 코스 지도집 (편집부 지음/바이시클 라이프)"
"자전거 전국 일주 -달려라 펑크난 청춘- (박세욱 지음/선미디어)"였습니다.
자전거 코스 지도집과 같은 경우에는 이번 서울 - 해남으로 가는 자전거 도로와 급한 고장 시 수리하는 방법 정도까지만 도움을 받은 것 같습니다. 이 책의 경우에는 한 지역과 관련한 지리 정보가 우선인지라, 저처럼 한 곳을 목표로 하여 페달을 밟는 로드바이크 유저들에게는 그다지 유용한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 자전거 전국 일주는 사실, 여행에 대한 가이드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기록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자전거 여행을 보다 기다려지게 해주는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겁니다.


◎여행 계획 설정◎

먼저, 처음으로 떠나는 자전거여행인지라, 여행 중 각종 사고에 대비하고, 혼자 여행하는 외로움을 해소하고자 자여사의 "길벗을 찾습니다"게시판을 이용하여 여행을 같이할 길벗을 찾았습니다.
 서로가 급작스러운 분위기에서 만나, "인천-해남"의 서해안도로를 따라 여행하기로 합의를 하고 출발일을 결정했으나, 그분으로부터 개인적 사정으로 동참하기 어려울 것같다는 연락을 받게되었습니다. 그 당시가 6월 6일 즈음이었는데, 기압골의 영향으로 강수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비는 내리고, 날씨는 계속 꾸물꾸물했었습니다. 결국, 날씨와 혼자 떠나는 자전거여행의 부담감으로 인해, 그 주를 그저 서울에서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다음 주가 되니, 날씨는 따스한 햇볕이 일변도인 아주 맑은 날씨였지만, 메이트없이 여행을 떠난다는 것은 계획의 수정을 필요로 했고, 결국, 서울-해남의 450km의 여행으로 계획을 바꾸어, 대략 4박 5일 간의 여행으로 계획을 잡았습니다.


◎준비물◎


1. 자전거 및 설치용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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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해, 1월 경에 중고로 구입한 아팔렌치아 HB300입니다.
간혹 가다, 앞바퀴기어가 2단에서 1단으로 바뀔 시,체인이 자주 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그 점을 제외하고선 아주 쓸만한 자전거입니다. 하이브리드 (유사 MTB)형태인지라, 속도도 MTB에 비하면 상당히 빠른 편입니다. 국도를 주로 이용하는 이번 여행을 위해, 사이드 미러를 장착했습니다.
더불어, 장거리 여행 시, 배낭용 가방은 엄청난 피로를 유발하므로, Topeak짐받이와(※HB300은 Topeak 짐받이만 달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페니어를 구입하여 설치했습니다.
이에 앞서, 핸들바백도 구입했으나, 제가 산 그 가방은 hb300의 핸들에는 맞지않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그 외에 속도계, 후미등, 전조등 등이 장치되어 있습니다.

2. 자전거 용품 - 수리 관련 -
자전거 여행 시, 가장 신경이 많이 가던 부분이 바로 자전거 고장이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긴 했으나, 이러한 장거리 주행은 처음이기에, 국도 주행 시, 고장이 나면
무척 난감할 것이 예상되었습니다.
실제, 많은 경험자분들이 이런 고장에 대비하여, 체인커터가 포함되어 있는 미니공구툴(크랭크브라더스 브랜드를 선호)을 구입할 것을 추천해주시는데, 자전거 수리에 대한 경험도 전무한데다가, 이런 공구 사용에 익숙치않아 저는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비상시 사용하기 위해 집에서 소지하고 있던 사이즈가 다른 육각렌치 2정과 십자 드라이버를 준비하였습니다.

하지만, 국도 주행 중 타이어의 펑크는 앞의 사례와 달리 목가할 수는 없었습니다.
국도 주행 중 타이어가 펑크날 것에 대비하여, 이에 필요한 타이어 패치와 튜브, 펌프를 준비하고, Fuji Bike의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타이어 분리, 튜브 교체, 타이어 패치 사용법을 익혔습니다.
더불어, 자전거 체인에 간간이 기름칠할 스프레이를 하나 챙겼습니다.
준비물 : 육각렌치 2정, 십자 드라이버, 타이어 패치, 타이어 튜브, 펌프

3. 자전거 용품  -의류-
뜨거운 태양빛 아래서 진행될 장거리 주행이었던지라, 자전거 전문 의류의 구입은 필수였습니다.
스위스 바이시클 홀리데이의 긴팔, 긴바지 유니폼을 구입하고, 시야를 보호하기 위한 고글을 구입하였습니다. 그 외에 헬멧과 장갑을 착용, 안전에 유의하였습니다.

4. 여행생활용품
장거리 여행에서, 자전거 여행의 김훈도 언급하였듯이, 더 가기 위해선, 더 버려야 합니다.
짐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상복 상의 1정과 하의 1정, 윈드 브레이커 1정, 속옷 3정, 유니폼 여분 상의 1정, 양말 3정, 우천시 사용할 우비, 영양식, 물통, 치솔/치약, 수건 2정 등을 준비하며 최대한 짐을 줄이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숙식은 숙박시설 및 찜질방을 이용할 예정이기에, 다른 세면도구는 더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그 외에 자전거 전국 지도집의 서울 - 해남 노선이 설명되어져 있는 작은 지도와 한국도로관광지도 (편집부 지음 / 영진문화사)를 준비하여, 여행의 노선을 확인했습니다.
더불어, 가장 중요한 자전거의 안전을 책임질 자물쇠는 4관절 자물쇠 (M)를 준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타지에서 자전거를 주차할 때 메인 프레임에 묶어만 놓으면, 도난에 대해서는 걱정할 염려가 없었습니다.

Tip. 자전거 용품을 구입할 시에는 바이크셀의 중고장터를 이용하는 것이 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긴 합니다만, 자전거마다 용품 설치에 제한이 다 다르다는 것을 염두할 때,  집 주변의 샾이라던가 MTB 전문점을 이용하는게 현명한 방법입니다. 개인적으로 마포삼천리를 이용해서 짐받이를 구입할 시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와중에 장거리 여행을 한다 말씀하시고, 자전거의 브레이크 슈, 기어 상태 등등에 대해 물어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posted by johnjung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던 여행이었습니다.
홀로 떠났던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그저 한 일이라곤 밥먹고 페달을 밟은 기억 밖에 없었는데,
내 자신에게서 뿜어져나온 많은 이야기가 가득해,
5박 6일의 일정이라고 볼 수없던 긴 여행이었던 것처럼 느껴집니다.

정말 몸이 내달리고, 마음도 마냥 내달렸던 이번 여행.

제가 이 여행을 끝내고 나서, 어떤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거, 이렇게 꼭 실제 몸으로 경험해야 얻어지는 걸까?
그냥 귓동냥으로 그렇게 듣고, 자라나면 안 되나?"


지금은 무척 편해진 세상입니다. 인터넷만 있다면, 광안리 앞 바닷가의 모습도 24시간 어느때라도 감상해낼 수 있지요. 저도 그에 익숙해지고, 정보들은 넘쳐납니다.
이런 세상에서, 몇몇 사람들이 내게 그랬듯이, 이 역시 그저 미련한 행동에 불과할 뿐일지도 모릅니다. 저도 사실 이런 생각을 여행 중에 힘든 와중에 이런 생각을 한 두번 정도는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행을 끝내고, 드는 생각은

"이렇게라도 해서 깨닫게 되어 다행이다."였습니다.

저는 대체 무엇을 깨달았을까요? 대체 무엇을 깨달았기에,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 혹 그저 혼자서 떠났던 아무 것도 아닌 자전거여행에
괜시리 무게를 달고싶어 이러는 건 아닐까요? 글 쓰는 저마저도 분명히 느끼는 바는
있었지만, 문장을 정리하기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명료하게 쓰라면 쓸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느낌이 덜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러한 자전거 여행을 통해, 이 감정을 직접 느껴보시라고,
제 경험담을 여행 기록형태로 바꾸어 올려놓겠습니다.
특히 처음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는 여행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코스인지라,
초보 여행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실, 이 글을 봐주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예전에 많은 것을 나누었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그 사람이,
내 여행의 기록을 허심탄회하게 지켜봐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미련이라며, 전화를 끊을 때는 언제고....
무엇을 그렇게 나누고 싶은 건지, 염치도 없지만,
한 순간도 당신을 빼놓지않고, 달렸던 여행이었던지라,
여행의 시작도 당신이었고, 끝마저도 당신이었던 이 여행기를
(비록, 기록 중에 자주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그저 지켜봐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과,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
더불어, 마음 안의 괴로움을 감내하기 위한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이 기행문이 좋은 기록이 되길 바랍니다.

-여행에서 돌아온 뒤, 가물가물한 기억 속에 기행문을 완성하고 난 후, John Jung -

posted by john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