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18. 17:50
일상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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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예전 휴대폰 X1이 침수로 인하여, 사용이 더 이상 불가해짐에 따라.
아직 약정이 13개월 정도 남아있음을 인지하고,
SK 연동 가능한 휴대폰을 찾던 도중,
지인의 형님이 쓰시던 휴대폰을 그냥 받게 되었다.
사실 X1 쓸때도 조금은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롬 변경이 내 뜻대로 되던 기기에서 정해진 형식으로만 쓸 수 있는 기기를
쓰게 되니...사실 정말 좀 불편하긴 한데,
예전에는 뭐랄까, 스마트폰 액정 들여다보느니라 시간 뺐기던게 꽤 많았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렇지도 않고, X1에 비해 현저하게 좋아진 수신감도 탓에,
전화기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듯해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다.
뭐 이 기기 덕분에
'남자'랑 단 둘이 제시카 키친에서,
'맥주가 무료이니 실컫 마시자.'
'옆 테이블에 앉은 여자가 이상하게 날 자꾸 쳐다본다. 아니, 우리인가? 이거 관심이 아니라 혹시 의혹?'
'아무리 봐도, 이 안에서는 에스프레소 머신 앞에서 접시 닦고 계신 분이 최고다.
니가 키가 작아서 그렇지, 내 키 정도 되는 위치에서,
45도 정도로 눈을 살짝 내리감고, 수줍은듯한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게 되면 내 말에 동조할 꺼다.'
(덕분에 에스프레소 더블샷으로 3잔 먹었다는...ㄷㄷㄷ.)
이런 류의 웃기지도 않는 대화들을,자그만치 '부가세'를 지급하면서까지 나누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던 주말 저녁식사를 가질 수 있었다.
뒤돌아보면 추억일텐데, 이게 생활이 될까 겁난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