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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1. 27. 10:10 일상의 대화
29이다.
이제 곧 30이고,
30이 되기 전에 20대를 정리하는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왕이면 포스팅을 해서,
블로그에 있는 곧 30대가 될 그들과 트랙백을 통해 글을 나누면 어떨까?
재미있을 것 같다.
posted by johnjung
2008. 11. 22. 22:19 일상의 대화
K양이 연애상담을 요청해왔다.
전에도 말했지만, 연애 많이 해보지도 못했고, 성공적인 연애 한번 없는데,
이런 건 나이 먹어도 진득하게 들어온다.

저녁먹고, 전화가 왔는데, 바로 이야기를 시작해서,
커피숍가서 커피 하나 시켜놓고 전화로 이야기를 들었다.

아. 경계심 많고, 소심한데다가, 우유부단한, 사랑에 대한 상처가 있는 남자이야기.
안정적이라는 매력이 있는 반면, 성격 급한 사람들에게는 속터져 죽기 딱 좋은 유형.
(덧붙여, 이번 해 초에 연애할 때, 내가 이렇게 보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생각해도 끔찍하군. 지나친 배려는, 그저 핑계처럼만 보였겠지.)
 
상대에 대한 이야길 들으면서, 어쩌구 저쩌구 이야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결론은 그녀의 몫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녀가 갖고 있거나 타인에게서 들은, 생각의 약점을 파악하여 알려주는 것뿐.

(개인적으로, 동성이 연애상담하는 건 쥐약이라고 생각한다.
한쪽에서만 볼 수 있는 사람은 명쾌하나, 명확하지는 못하니까.
얘도 친구들이 남 이야기라고  미끼를 던져라, 그만 만나라 등등 별별 이야기를 다 했드만.

근데, 이성도 솔직히 명확하지는 않다.
그 이성이 그 상담을 요청한 이에게 다른 마음이 있으면,
그 연애의 나쁜 점만 부각하여 이야기할테니, 자신에게 오게끔 하는 최고의 방법 아닌가.

이런 때, 최고의 상대는 오랜 시절을 알아온 신뢰성있는 이성친구이다.

K양과 나는 알아온 지, 년횟수로 20년.
연락 한 반년 넘게 안 되다가, 일상적인 통화로 가끔 연락이 되고,
실제 대면하면 또 데면데면하고,...
나도 얘한테 딴 맘없고, 얘도 나한테 딴 맘없고,...
나도 뭐 이런 애랑 이렇게 오래 알고 지내는지 신기하다.)

전에도 말했지만, 연애상담하고 난 후에는 그 남자가 나인 것 같고,
그들의 관계가 예전 나의 관계인 것 같아 각종 회한이 밀려 들어온다.
이번 건은 아마 1차인 듯 싶으니, 조만간 이어지는 상담 전화가 들어오겠지.
게다가 얘는 나랑 연애방식이 판박인지라, 기억이 더 오버랩될텐데....
가을은 지나갔지만, 다시 내 마음에는 낙엽이 내리겠구만.
posted by johnjung
2008. 11. 22. 15:05 일상의 대화

이럴 수록 평정을 찾아야하고,
이럴 수록 더 넓게 포용하는 게 인성에 좋다.
그래야된다. 그래야하고,

 근데, 사실 좀 화가 난다.
나 오늘 연주회도 가야되고, 학원도 가야하고,
학원에서 보는 쓰기 시험 준비한 것까지 외워야하고,
아침부터 꽃단장하느라, 정신없이 나와서 공부하고, 케익 받고 그러고 있엇는데...

금방 머리 커트 한방이 사람 기분을 매우, 그것도 매우 날카롭게 만들어주셨다.
내가 소프트 모히칸 이야기했더니, 헤어스타일 관련 사진첩 가져올 때부터 알아봤다.
커트를 하기 시작하더니, 분명 시원시원 내질러야하는 커트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세밀하게 커트하는 것이 아닌가. 아차싶었다.
그래도 원래 일하는 스타일이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려는 찰나,
기장을 한참 길게., (난 분명 짧은 컷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커트해놓고 종료했다는 게 아닌가.
이 때, 그냥 눈치봐서, "예 감사합니다"하고 끝내면 되는 건데,
이거 아니라고, 이것보다 더 짧다고 말해주었다.
그랬더니 다시 자르는 와중에 내가 이러다가 영구되는 거 아닐까하는 맘에,
"그냥 정리해주세요. 제가 그냥 다른 데 가서 자를께요"했더니...
이 양반이 잠깐 미소를 지으더니, 이번에 막 자르기 시작하는 거였다!
........
종료가 아까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리작업이 꽤 길어졌다.
(순간 생각했다. 이 사람, 내가 말한대로 잘라가는 건 아닌가? 난 중단하라고 말했는데..)
끝나고 지금 머리보니 콘헤어같았다. 샤기컷질도 엉성하더니,
숱도 엉성엉성, 맨윗머리 숱이 짙어, 무슨 머리 위에 동산이 하나 얹어진 듯하다.
그래도 끝까지 한다고 샴푸 후 제품을 발라주는데,
제품도....젤타입의 뭔가를 바르더라. 세상에 세워야하는 헤어스타일에 젤발라주는 데 처음 봤다.
계산할 때, 원래 동행,안내하여 계산하는 것이 룰인 듯 한데 따라나오지도 않더라,
정말 울컥했다. 아. 머리를 못 자르는 건 답답한 일이지만, 예의를 지키지않는 것은 화가 나는 일이다.
그래도, 더 있으면 기분 더 상하고, 일 낼 것같아서, 그 분주한 (장사도 잘 되드라, 단골도 많아보이고!)
그 곳을 나와서 이렇게 화를 삭히고 있다.

나 솔직히 까탈스러울 수도 있다.
시험 공부하는데 이런 거나 신경쓰고 앉아있을 때가 아닌데,
남이 보면 한심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자른 머리, 맘에 매우 안 들고, 그 남자미용사의 서비스 정신도 무척 맘에 안 든다.

실력은 둘째치고,
손님이 불안하여 그 부분에서 종료를 이야기했다면 종료해야하는 거 아닌가?
그리고, 주문한 머리스타일에 대해서, 못하겠으면 못 하겠다고 이야길하던가.
왜 남의 머릴 갖고 실험을 하냐고, 왜. 왜. 왜.

둘째에 대해서, 덧붙이면,
아니, 왜 자기 머리는 모히칸인데
남 머리는 그렇게 못 해주는 거냐고!!! (이게 제일 웃겼다.)

남자가 헤어스타일갖고 이러쿵 저러쿵 하는거 사실 보기 안 좋을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서비스 업자한테서 이런 대접을 받으니 기분이 상당히 안 좋다.
내가 신림9동에서 다시 머리 자르나봐라.

이래서 자르는 곳을 계속 나가야 하나보다.
내방역 헤라헤어펌이 이사간 후,
이수역 시오장 헤어에서 줄곧 잘라왔는데, 역시...집에 좀 일찍 가는 한이 있어도 일찍 가야지.
10000원 갖고 이런 식으로 자를꺼면, 그냥 집에 조금 일찍 가서 거기서 그렇게 자르련다.

새벽부터 밤 12시까지 나앉아있는 생활인데, 아주 잘 됐네.
이젠 밖에 안 나가고 공부나 하련다.

정말 이게 뭔지,
정말, 무슨 머리 위에 왠 동산이 덩그러니 있고...아. 짜증.


posted by johnjung
2008. 11. 20. 13:11 일상의 대화
2008년 11월 20일.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식사를 하고 독서실로 돌아가는 도중에,
어설프긴 했으나 휘날리는 눈꽃들을 맞으며
추운 바람에 서로가 서로를 꽉 잡은 채,
광장서점 앞을 지나가는 연인을 보았다.

예뻤다. 너무 예뻐 보여, 이 추운 바람마저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누군가를 따뜻하게 품어주는 그 모습에,
그 번진 따뜻함으로 덕분에 나까지도 전염되었나보다.
그래서, 살짝 미소지으며, 나즈막히 혼잣말을 했다.

"예쁘다.
.....
그래,... 넌 1년 더 해라."

나 완전 못됐군. 쯧쯔쯔.
posted by johnjung
2008. 11. 20. 11:18 일상의 대화

옷 짓는 남자 장광효의 '열정'과 '도전' -  장광효 "DC News interview -


가끔씩, 공부하다 힘들 때면 여지없이 블로그에 글을 적거나,
남들의 글을 읽거나하는데,
위 인터뷰는 동기부여가 힘들 경우에는 꼭 한번은 생각이 난다.

물론 잘 쓰여진 인터뷰는 아니다.
질문들을 모아 진행하는 방식인지라 다소 두서가 없기도 하고....
이번 사례처럼 본인이 무엇에 대해 중점을 두고 있는 지 말하려는 경향이 없다면,
더더욱이 인터뷰의 쟁점을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그런 인터뷰 진행 방식 안에서,
딱히 드러내보이려는 모습은 없지만,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장광효의 인생관이 엿보여,
게다가, 그 인생관의 경도가 만만치않게 단단함이 내게 강한 시샘을 불러일으켜,
자주 이 글을 검색해보게 된다.

장광효가 매스컴에 비춰지는 모습 탓에
뭐라고 할까. 여성적인 부분만 확대되어 비춰지는 듯한데,
(어엿하게 자녀와 아내가 있는 한 집안의 가장에게,
아직까지도 성적선호도에 대한 대중의 의심은 따라다닐 정도...)
장광효의 디자인은 지금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무척 남성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 90년대의 남자모델들도, 장광효의 남성적 디자인에 혹하여 그의 무대에 선다는 것이
잘 나가는 남자모델의 표증이었다고 이야기한 걸 들은 적이 있다.

게다가 그의 사업행보도, 사실 여성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 정도로,
꽤나 과감하며 공격적인 행보였다.
홈쇼핑을 통해서 옷을 팔고, 백화점에 디자이너 브랜드를 납품하고,
지금이야 마크 제이콥스 바이 제이콥스, 알마니 익스체인지 등 처럼  많은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대중적인 브랜드를 따로 착안하여 내어놓고 있는 것이 대세이지만,
당시만 해도 꽤나 획기적인 움직임이었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디자이너에 갖고 있는 선입견과,
매스컴에 의해 왜곡되는 이야기 탓에,
그에게 붙여지는 몇몇 남자연예인과의 부적절한 관계와,
성적선호도에 대한 대중의 의심은 정말 의아할 정도다.
(게다가 장광효는 어엿하게 자녀와 아내가 있는 한 집안의 중년가장 아니던가...)



내가 이 인터뷰를 보면서 가장 감명을 받은 부분은,
그가 사람을 보는 부분에 대한 딱 부러지는 그의 단면 탓이었다.
그는 의류업계에서는 성공한 CEO 뿐만 아니라,
많은 모델을 연예인으로 만드는 루트를 연결하기로 유명한 디자이너.
그런 탓에 사람을 보는 방법에 있어서는,
(아니지, 여기서 사람을 보는 방법이라고 지칭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사람이 효율적이다 비효율적이다 해서, 사람의 가치가 저하되거나 격상되는 것은 아니니까.)

"비즈니스 파트너"를 구별해내는 그의 방법은
과연 시장개척의 선봉자인 탓에 다소 성급할 수도 있지만,
가장 신뢰적인 사항을 토대로 인재를 고르는 형태였다.

"남들이 다 좋아하면 저는 안 봐요."
" 남들 공부할 때 공부 안한 사람은 성실하지 못한 사람이에요.
머리좋고 성실하지 않은 사람은 사회에서 필요하지 않아요."

사업 자체도 감성적인 것에 예민한.
트렌드에 따라 시장의 수요와 공급이 급증,급감하는 의상사업에서,
그는 가장 신뢰로운 정보를 토대로 비즈니스 파트너를 선별하고 있었다,
물론, 이런 CEO는 고루하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많지만,
시장 개척을 하며 행동하는 CEO와 
그저 그저 시장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CEO와의 관점은
실무에서 크게 차이가 날 것 같다.

장광효에게 있어서 이 면은 생존과 연관되는 개념이었기에,
하나의 리스크에 있어서도 이것이 어드밴티지로 변모할 수 있는가,
아니면 리스크로만 남을 것인가를 확실히 확인해야하는 사항이었기에,
다소 몇몇 한정된 단서만으로 인재를 파악하는 그런 경향의 경영자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건 개인적인 선입견이 가득한 부분인데,
그의  솔직하고 감성적인 부분 - 솔직함을 껍질로 감성을 꾸며내는 사람이 아닌 -,
이 그런 리스크 속에서 작은 어드밴티지라도 들여다보는 것을 쉽사리하지않으며,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이러한 사람을, 솔직하고 감성적인 사람을,
그 어느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을 매우 좋아한다.
그들은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



이 인터뷰를 통해서 장광효 전부를 알 수도 없고, 부분도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람은 하나의 문건만으로 파악하기엔 복잡하고,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이니까.
그러나, 이러한 인터뷰들은 그에게서 남들은 몰랐던 그의 면면을 바라보게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여기에서 그의 남성다움을 물씬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억양이라던가 직업 탓에 많은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내가 살아오면서 만나온 마초의식 팍팍 풍겨주시는 많은 남성,
식스팩 자국이 선명한 남성, 혹은 당찬 거친 군인 출신 중에서도,
이만큼 인생의 가치관 경도가 묵직하게 느껴지는 사람은 없었다.

가끔, 나는 나의 남성다움이란 매력에 대해 생각해볼 때가 있는데,
남성다움이란,
외형이라든가, 아니면 매스컴에서 말하는 "이런 남자 좋아한다"에 부합하는 내적특성이 아니라,
이런 묵직한 인생의 가치관이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확연히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내 남성다움을 앞에 말한 것들에 휘말려 잃어버리고 있지는 않을까하는 의심도 들었지만,
여전히 사람을 들여다보고, 그런 장점을 파악하여, 내 것으로 만들려는 욕구가 있는 나는,
아직 그런 속물까지 되지는 않았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다소 의기양양해졌다. ㅋㅎ

나는 무척 짧은 삶을 살아왔지만,
이 정도의 "남자다움"을 내포하는 사람은 이제껏 별로 없었으며,
앞으로도 그다지 많을 것같다는 생각은 들지않는다.

장광효, 그는 옷 짓는 "남자"다. 


 
posted by johnjung
2008. 11. 19. 09:21 일상의 대화
요즘들어, 주변인들과 나누는 이야기들은 공부에 관련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판례에 대한 이야기들뿐이다.
조직강제조항이 고용과 고용조건에 영향을 미칠 뿐
승급이나 승진에는 영향을 미치지않는다는 것에 대해서,
임종률이 뭐라는데, 김유성은 뭐래드라.

최근 산재법 중, 업무상 재해와 관련하여 흥미있는 판결이 나왔다.
Link - http://2kim.idomin.com/543
산재법은 다음 각 항에 한정하여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아. 표현,,,진짜 웃긴다.ㅋㅎ)

1.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들의 출퇴근용으로 제공한 교통수단의 이용 중에 발생한 사고일 것.
2.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에 대한 관리 이용권이 사상한 근로자에게 전담되어 있지 아니할 것.

그런데, 이번에 1.2항의 사항과 관련하여 자가승용차로서 퇴근하다 나타난 교통사건에 대해
사용자측에 책임이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거기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사실 실무와 거리가 있는 법안으로 워낙 유명한지라,
이런 판결이 이제라도 나왔다는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이 건을 사용자 편에서 처리했을 때,
유족들 앞에 가서, 이 사례는 산재법 적용이 안된다고 말하는 것은 무척 곤란한 일이었을테니까.)

노부모가 아들에게 재산을 증여했는데,
아들이 노부모를 돌보지않아, 노부모측에서 재산증여를 취소했다는 이야기...
(증여는 단독행위라 민법상 취소할 수 없는 사안이다.
그러나 사회적통념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으로 증여취소가 인정된 듯하다.
- 위 판례에 대해서 착오가 있었다. 취소가 아니라 해제란다.증여의 해제)

공부와 공부하는 사람 외에 무엇을 두지 않으니,
생각도, 나누는 이야기도 이렇게 되어가는 것 같다.
가끔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하다.
posted by johnjung
2008. 11. 18. 10:29 일상의 대화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 - 마태오 25 :21-

저번 주, 주말의 복음말씀이었는데, 이 부분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짧은 문단이었으나, 반성과 위로를 한번에 느낄 수 있었다.

역시,...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나도 이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posted by johnjung
2008. 11. 17. 21:53 일상의 대화
오늘 독서실 계단가에 나와서,
차가운 바람으로 졸음을 쫓아내고 있었는데,
우연히 누군가의 전화를 엿듣게 되었다.

엿들을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그가 전화기를 들고나와 꽤나 흥분한 상태였기 때문에,
한쪽만의 이야기만을 들을 수 있었지만,(게다가 약 30초 정도의 통화였지만.)
대화내용을 얼추 파악해낼 수 있었다.

요는 이랬다.
그가 무슨 보증금 1만원인지 5천원인지를 걸었는데,
상대방이 그걸 못 돌려주겠다고 했단다.
근데 그 와중에 상대방이 웃었는데,
그게 마치 비웃음처럼 들려서 그의 화를 증폭시킨 것이다.

사실, 이런 전말만 듣다보면,
"아, 어찌 이런 쫌생이같은 일이 있단 말인가?"
"그깟 1만원 가지고...에이 그냥 줘버리고 말지."
를 생각하는 게 주변인들의 공통적인 생각일런지 모른다.

아니, 그게 사회적으로, 인간관계를 원만히 지내는 삶의 방식이며, 현명한 행동일 것이다.
우린 많은 경우에 그런 식으로 합리화하며 일상을 즐겁게 보내는 경우가 많으니깐.

근데, 왠지 그를 보는데, 그 맘을 왠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도 그러니까.
감정표현을 하고 싶어도, 이 생활은 그것마저도 절제케하고,
그 에너지를 공부에다 한껏 옮겨놓아야하니까.
(그래서, 못견디게 외로워지는거다.)

솔직히 요즘에는 화가 나도 화를 낼 수가 없다.
조리있게 설명하려해도, 그들은 그 조리를 다른 것의 연유에서 착안해 이야기한다.
끝끝내 소통의 부재는 노력한만큼 극심한 상처로만 나타나고,
결국 포기해버린다. 결국, 다시 그 에너지를 공부에 쏟고,..이 과정은 계속 반복되어지는 것이다.

누가 나한테, "형, 요즘 스트레스 좀 받나봐." 이 이야길 했다.
그래서, "그 스트레스보다 내가 뭘해도 쟤는 스트레스 받아서 저러는 거야란 반응이 더 스트레스야.
사실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수도 있겠지만...그것만은 아니거든.
내가 이 생활을 하지 않았던 때와 했던 때의 반응들이 너무 달라.
다른 것보다 사람들이 내 상황을 내 대답으로 들을 때, 정말 답답하다."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원체 모난 성격이 아니라, 그렇게 굴기도 버겁다.

시험은 내년 6월부터,
잘 준비해서 한번에 끝내야겠다. 
posted by johnjung
2008. 11. 14. 13:52 일상의 대화

제가 소속되어있는, 그러나 , (활동을 쉬고 있는) 앗숨중창단에서 정기연주회를 갖습니다.

주요 레퍼토리는 Schubert mass d.No.2 g major d.167로서, 
실황연주로는 자발리쉬 지휘와 뮌헨 오케스트라 연주 협연, 루치아 폽의 연주가 유명합니다.

슈베르트는, 사실 가곡의 왕이죠.
미사곡마저도 마치 가곡같아,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비록 저는 이번 연주에 참가하지 못하나,
이 블로그를 통해 성음악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방문하시고,
특히 용산우체국, 국제빌딩 주변에 사시는 분들은 잠시 들려
연주회에 참석하신다면 정서적 함양에 좋은 기회가 되실 것 같습니다.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johnjung
2008. 11. 13. 14:54 일상의 대화
그 동안, 블로그에 게시해온 글들을 읽다보면, 나 자신한테 실망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때론 불평불만덩어리에, 게다가 이를 여과없이 그대로 나열하는 내 모습들은,
삶에서의 어려움을 양분삼아 나아져야 한다는 자세와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쓴 글들을 다시 돌이켜보며 반성을 하게 된다.

문득, 그나마 어리숙했던 때의 일들을 이렇게 블로그에 담아,
삶의 거울로서 비춘다는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구나,
삶의 지속을 위해 블로깅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ps 사실, 묵혀둔 글들이,(비공개 처리해놓은) 꽤 많다.
     이 해가 가기 전, 슬슬 발행할 생각이다.
     창피해서, 갱신은 못하겠구,..그저 비공개를 푸는 정도가 될 듯한데...ㅋㅎ
     사실, 별로 공개를 할 생각은 없었는데, 혼자 보다 보니, 은근 재미있어서,..
     나누어도, 꽤 즐거울 것 같아서...
     
     그러고 보니, 요즘 영 댓글이 안 달린다.
     역시 요즘 내 블로그에다만 글을 써서 그런가...사람들이 이젠 안 오는갑다.
     아님 개인사정이라 댓글달기 좀 어렵거나,.. 흠... 그럴 수도 있겠다.
posted by john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