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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 to face"
john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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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1. 17. 21:53 일상의 대화
오늘 독서실 계단가에 나와서,
차가운 바람으로 졸음을 쫓아내고 있었는데,
우연히 누군가의 전화를 엿듣게 되었다.

엿들을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
그가 전화기를 들고나와 꽤나 흥분한 상태였기 때문에,
한쪽만의 이야기만을 들을 수 있었지만,(게다가 약 30초 정도의 통화였지만.)
대화내용을 얼추 파악해낼 수 있었다.

요는 이랬다.
그가 무슨 보증금 1만원인지 5천원인지를 걸었는데,
상대방이 그걸 못 돌려주겠다고 했단다.
근데 그 와중에 상대방이 웃었는데,
그게 마치 비웃음처럼 들려서 그의 화를 증폭시킨 것이다.

사실, 이런 전말만 듣다보면,
"아, 어찌 이런 쫌생이같은 일이 있단 말인가?"
"그깟 1만원 가지고...에이 그냥 줘버리고 말지."
를 생각하는 게 주변인들의 공통적인 생각일런지 모른다.

아니, 그게 사회적으로, 인간관계를 원만히 지내는 삶의 방식이며, 현명한 행동일 것이다.
우린 많은 경우에 그런 식으로 합리화하며 일상을 즐겁게 보내는 경우가 많으니깐.

근데, 왠지 그를 보는데, 그 맘을 왠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도 그러니까.
감정표현을 하고 싶어도, 이 생활은 그것마저도 절제케하고,
그 에너지를 공부에다 한껏 옮겨놓아야하니까.
(그래서, 못견디게 외로워지는거다.)

솔직히 요즘에는 화가 나도 화를 낼 수가 없다.
조리있게 설명하려해도, 그들은 그 조리를 다른 것의 연유에서 착안해 이야기한다.
끝끝내 소통의 부재는 노력한만큼 극심한 상처로만 나타나고,
결국 포기해버린다. 결국, 다시 그 에너지를 공부에 쏟고,..이 과정은 계속 반복되어지는 것이다.

누가 나한테, "형, 요즘 스트레스 좀 받나봐." 이 이야길 했다.
그래서, "그 스트레스보다 내가 뭘해도 쟤는 스트레스 받아서 저러는 거야란 반응이 더 스트레스야.
사실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수도 있겠지만...그것만은 아니거든.
내가 이 생활을 하지 않았던 때와 했던 때의 반응들이 너무 달라.
다른 것보다 사람들이 내 상황을 내 대답으로 들을 때, 정말 답답하다."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원체 모난 성격이 아니라, 그렇게 굴기도 버겁다.

시험은 내년 6월부터,
잘 준비해서 한번에 끝내야겠다. 
posted by john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