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두건'의 이야기를 코드로 잘 삼아 잘 이용했다는 느낌이다.
긴장이 너무 당위적으로 형성되어 있어 지루할 수도 있었지만,
편집이 잘 되어 있어 지루하지 않게 긴장은 잘 유지되는 느낌을 받았다.
트와일라이트 영화를 본적이 없지만,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이 정도 긴장상태로 만드는
이 감독의 편집에 대한 자질만큼은 인정해야하지 않는가 싶다.
그러나,
재미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그닥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게리 올드만은 왜 이 영화에 나온 것인지 모르겠다.
이런 분량의 광기연기는 게리 올드만이 아니어도,
누구나 소화할 수 있지않았을까.
무엇보다 마지막에 너무 급작스렇게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아,
분명 뭔가 영화일정에 쫓겨 영화를 만든 것 같은 느낌이 들기까지 했다.
같은 코드로 같은 시기에 개봉한 비스틀리와 비교되는 면이 있는데,
극이라는 하나의 덩어리로 봤을 때는 이 영화가 더 우위에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다.
근데, 비스틀리 안 보고, 트레일러만 보고 말하는 것이니 너무 믿지 마시길.
개인적으로는,
많은 면에서 팀 버튼의 슬리피 할로우와 샤말란의 빌리지가 많이 연상되는 영화였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나 미술, 분위기 면에서 위 두 영화가 현저히 우위에 있어보인다.
그래서 두 영화를 기억한다면 실망할 요량이 있다.
개인적으로 보는 순간, (그 때는 Red 모델이었다.)
"Never mind the bollocks"의 섹스피스톨즈같은 브리티쉬 펑크밴드가 떠오를 정도로
첫인상이 강했는데,
실제 신어보니 첫인상과 다르게 디자인과 색상의 무난함 탓에
여느 캐주얼과 매치하여도 잘 소화될 것 같은 범용성이 있다.
(색의 선택은 이 신발을 신을 사람의 선호사항 (때가 잘 타면 안된다)이 한몫했다.)
형태상으로
굽의 뒷부분이 약간 올라와있어 깔창을 넣은 것처럼 키가 소폭 상승되는 효과가 있을 것같고,
전체적인 모양새가 실제 나와있는 사이즈보다 넉넉함이 있어 편하게 신을 수 있을 것 같다.
일을 하든, 쉬든,
캐주얼이든, 수트든,
혹은 비가 오든, 말든,
언제부터인가 단 한 켤레의 신사화만 애용하는 L군을 위한 생일선물로 구매하였다.
예전에 이우혁의 '퇴마록'이 발간되었을 때 엄청 팬이었다.
이 책에서 보여진 오컬트와 무협성을 가미한 내용전개는
마치 '영환도사'에 대한 소재를 처음 말로 들었을 때처럼,
영화관에서 그 실체를 경험하기 전처럼 굉장히 매혹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예전 한가람문고에서 그 한자리에 서서 목 아픈 걸 견뎌가며 읽었던기억이 있는데
그 디테일한 귀신이야기의 공포 속에 모골이 송연해지는 '오한'까지 오는 경험까지
맞대하면서도 그 책을 끝까지 다 읽어버리는 적이 있을 정도였다.
(알고봤더니 무서워서 그런게 아니라 진짜 감기였다. 집에 와서 몸살로 누웠음.ㅋ)
그러나, 머리가 굵어졌기 때문이었을까, 사춘기의 발로탓이었을까.
어느 순간 책 중에 드러나기 시작한 민족주의 노선에 지루해져
그 책을 어느 순간부터는 전혀 찾지않게 되긴 했지만,
그 때부터 오컬트란 장르는 분명 내가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란 걸 깨닫게되었다.
하지만, 이런 장르의 소설은 당시에 읽었던,
누구 하나 베고 '레벨업'했네, 뭘 로그인했네 등의 게임적 표현이 무성하던
판타지인지 게임메뉴얼인지 분간 안되던 어떤 서적의 경험 탓에
'그다지 볼만한 건 없구나'란 생각으로 더 이상 찾지않게 되었다.
오히려 그런 장르들은 책보다는 영상물, '헬보이''슈퍼내츄럴','콘스탄틴' 등에서
매력을 취해가고 있었던 찰나 , 바로 그 콘스탄틴의 작가가 소설을 발간했다는
광고문 앞의 이 책을 발견했다.
그 암울한 분위기의 위트를 기억하던 나는,
키아누 리브스의 어떤 에지의 수려함을 더욱 매끄럽게 다루기 위해 쓰였던 정서적 완만함의 매개체,
그 장치적 기능의 위트가 그야말로 덕지덕지, 주인공에 달라붙어 있던 거였다.
그래픽 노블 안의 다이나믹한 동선들 속에서 지나가듯 얹어있던 토핑이,
점잖은 텍스트들 틈에 버젓이 올려놓여진 걸 읽고 있자니,
오컬트적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보다 더 그 코믹한 표현을 머리 안에서 상상해가며 책을 훝어내렸다.
읽고난 결론은 이렇다.
그래픽 노블에서 주고 받는 어떤 만담에 매력을 느끼시는 분,
이게 판타지인지 게임 메뉴얼인지 구분안되는 어떤 경험에
판타지는 그냥 유치한 장르다, 사실 읽은 것 자체가 좀 불편했다는 선입견을 가지신 분,
그렇다고 실마릴리온, 반지의 제왕을 읽자니 그 무게에 억눌려 판타지 문학을 읽으라는 건지,
배우라는 건지에 한숨만 나오시는 분,
근데 오컬트 판타지라는 장르에 다소 약간의 매력이 있으신 분,
그런 나같은 분께 추천한다.
이거 웃긴다. 아주 쉽고 읽을만하다.
쉽게 읽어내려가 머리 안에 어떤 감명이 굳이 남는 게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안의 이야기들은 한편의 영화처럼 흥미로운 플룻으로 차여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2권이 1권보다 흥미성이 좀 떨어지는데,
앞으로 어떻게 진행이 될지가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3권은 이미 외국에는 발간된 모양이지만, 한국에는 아직인데 다소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