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그러니까 들어봐.
오빠가 인생이 섹스 앤더시티의 사만다처럼 이성이 줄줄 이어졌다면,
굳이 결혼에 대한 욕심이 생길리가 없지.
근데, 너도 알다시피 난 여자가 없잖아
30대에 인생곡선이 바로 독거노인이야.
그럼 어떻게 되겠니? 어떻게든 짝을 만나 결혼하고 싶고,
안정된 위치를 구가하고만 싶지!!
아주 간단한거야, 크루즈쉽을 타고 바다를 여행하는 거랑
뗏목타고 생존을 위해 바다를 건너는 상황에 대한 차이만큼 확연한거지.
너 알아? 그 사람들 부르는 명칭도 달라.
'승객'과 '보트피플', 이제 뭐좀 알겠니?
오빠가 능력이 되든 안 되든 결혼하고 싶다고 울부짖는 이율 이제 알겠음?
누가 내 말빨보고 왜 여자가 안 따르는지 모르겠단다.
난 내 말빨땜에 여자가 안 따른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웃길라고 애드립친건데, 하고나니 슬프다.
"흐규흐규" "꺄악" "ㄷㄷㄷ" 등등
청순함의 상징,여고생조차도 길거리에서 "존X" 입에 붙이고 길거리에 침뱉고 사는 세상에,
외형만으로 주변을 압도하는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늙기 싫어서 발악하는 거인갑다.
전에도 말했지만, 블로그 글만 봐도,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점점 정신상태가 어려져가는 걸 느낀다.
참... 피부는 안 벤자민 버튼인데, 정신상태는 벤자민 버튼이로세.
2. 부동산 거래 관련으로 한판 붙다.
부동산 계약은 역시 중간이 중요하다.
과실 다 떠안고 계약해지만 했으면 좋았을텐데,
상대의 욕설로 인하여 굉장히 시끄러운 과정을 거쳐
과실은 과실대로 떠 안고 끝났다.
난 3자였지만, 집안일인지라 이해당사자가 될 수 밖에 없더라.
3. C군을 만났다.
공중파의 모예능을 통하여 너무나도 유명해진 C군,
나도 오랜만에 결혼식장에서 만났지만, 이 정도의 인기일런지는 상상도 못했다.
주변 사람들이 너도 나도 다 다가와서, "ㅇㅇ시죠? 사진같이 찍어요"를 난무하는데,
이상하게 옆에 있는 내가 다 어색해서...은근슬쩍 그 친구를 도망다녔다.
그러다 밥먹고 지하철에서 같이 전철 기다리는데 어떤 사람이 다가와서 그에게 물었다.
"혹시 일요일, TV 프로그램에 나오신 분 아니세요?"
순간 (난 옆에 있는 사람에 불과한데,)결국 어색함을 금치 못하고 그 팬에게 장난끼 발생.
"맞아요. 런닝맨 게리"
(내가 볼 때는 좀 닮은 것 같아서...)
아, 순간 나 C군을 팬앞에서 넉다운하는 재주를 선보였다.
그래도 그 팬은 그가 좋은지, "아아앙"을 연발해주셨고,
이후 C군은 전철에 타고나서 "형이 나 부러워서 그러는 거지?"이러면서,
나이많고 인기없으며, 길거리에서 '도를 믿으실래요?'하며 달라붙는 인연만 수더분한
가여운 형 뻔히 알면서 일말의 동정심없이 거칠게 갈구었다. 흑.
전에 니 술값댈라고 열심히 일하고있다고 했는데, 술 못 사준지 2년이 다 되어간다.
공연 간다고 수도 없이 말하고 한번도 못갔는데 이번만큼은 꼭 가마.
3. 최근에 모 선배 결혼식을 갔었다.
친구들 모여놓고 사진을 찍는데 신부랑 키스하는 장면 연출이 있었다.
근데 그 선배가 신부의 얼굴을 부여잡고, 하객들 앞에서
큰 소리로 "해도 돼요? 정말 해도 돼요?"를 말했다.
.....
잘은 모르겠는데, 그 선배에 대해서 가깝게 아는 사람들 모두 같은 마음이 아니었나 싶다...
뭐 나같은 애나 "대체 어디다 하려구?" 쓸데없는 애드립, 머리에 떠올렸겠지.
4. 만우절 거짓말.
직장상사가 만우절인데 뭐 거짓말이라도 하나 해보라고 그러더라.
그래서 씨익 웃으면서 "사랑해요"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분이 잠깐 머뭇거리더니 씨익 웃으면서 "나도"라고 말씀하셨다.
한명은 성형한 경력이 있다면 데리고 안 산다는 현실도피성 판타지를 갖춘 마초.
한명은 하든가 말든가, 얼굴 보고 살껀가 안고 살꺼지 하는 실리적인 인간.
결혼시장의 을 주제에 갑의 허물을 헐뜯는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지극히 현실적인 인간들의
의견이 난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한명이 말했습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괜찮은데, 하고나서는 안돼"
모두 궁금해 물어봤습니다. "왜?"
"결혼하고난 후에 성형하면 내 돈 들어가잖아."
아, 주머니의 현실,
그대 이름은 종결자.
논의의 여지가 없는 그 절대적 발언 덕분에
우리는 말 없이 끄덕끄덕하며 다시 평화를 찾을 수 있었답니다.
저저번주쯤이었나, 집에 들어가서 늦은 새벽 1시경에 TV를 틀어보면,
가끔 프로젝트 런웨이 시즌3 재방송을 하더라.
사실 보기 전에는 그런 프로그램이 외국에서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 정도로만 알고 있는 수준이었다.
한국에서 그 포맷을 사오는데 뭐 엄격한 메뉴얼이 있다는
뉴스 기사를 읽었던 기억 정도만 있는 수준이었다.
별 관심도 없고 그냥 우연히 지켜본 것에 불과했는데, 모종의 이유로
지금은 결과가 궁금해서 가끔 검색을 하는 정도까지 관심이 증폭되었다.
바로 그 관심 증폭의 이유에는 경쟁 리얼리티 쇼가 갖는 긴장감도 한 몫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한 여인네의 존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때 봤던 에피소드가 바로 장난감으로 만드는 클럽룩이었나.
롯데월드에 가서 장난감을 구매한 뒤 그걸로만 의상을 만드는 미션이 있었는데,
옷이 아니라 무슨 공예작 하는 느낌같아, 오브제사용이 다양하고 참신해서
신비하게 감상했더랬다.
여튼. 어찌하여 의상이 만들어지고, 런웨이가 시작되면서,그 중 한 모델이 나왔는데,
그 순간, 난 모델의 등장과 함께, 아우, 순간적으로 잠시 넋이 빠졌다.
그러고 있다가 밑에 텍스트로 나온 모델 이름을 계속 되뇌였던 걸로 기억한다. 외울라고.
'신영은, 신영은, 신영은.'
그 때 내가 받은 느낌은 그러니까, 개인적 호의 수준의 한계까지 치고온 것 같았다.
런웨이의 짧은 워킹씬에 불과했지만 순간적으로 정말 매력적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비주얼 상의 미의 객관적인 기준에서도 그야말로 완벽했다.
작고 각진얼굴에 넓은 골반, 큰 키, 환상적인 신체비율, 브라보!
글쎄, 표현을 좀 더 덧붙이자면, 내가 만약 피그말리온이라서,
내 이상형을 조각한다면, 글쎄, 저렇게 조각하지 않았을까 싶다.생각할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