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Face to face"
johnjung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total
  • today
  • yesterday

아침에 꽤나 늦게 일어났엇죠. 한 9시경이 되어서야 찜질방 밖으로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분명 해남의 맛집들도 어젯밤 많이도 귓동냥으로 들었지만,
아침부터 그런 집들이 영업을 개시할 순 없겠죠. 그저 근처에 보이는 백반집에 들어가,
김치찌개로 식사를 마치고, 땅끝마을로 가는 길을 향합니다.

0123

땅끝마을로 가는 도중에 보도 여행을 하는 처자 둘을 만났는데,
도무지 인사를 건네기조차 어려워 보일 정도로 피곤해보이더군요. 그냥 살짝 웃고 지나갔는데,
수건으로 얼굴을 완전 감싸고 길을 걷는 그들의 모습에서 땅끝이 거의 다 왔음을.
더불어 그들의 뒷모습에서 아직 그들의 여행은 끝나지않았음에서 우러나오는 경외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길을 가는 도중에, 완도와 땅끝마을로 가는 방향이 77번 국도에서 갈리는데,
자전거 여행자들은 주의해야합니다. 이 길이 가시권에서 잘 드러나지 않아,
완도가는 길로 가실 공산이 크기 때문이죠.
저같은 경우에는 완도로 건너가는 다리 앞에서, 안내하는 의경에게 물어봐,
다시 땅끝마을로 향하는 도로를 탈 수 있었습니다. 하마터면 완도로 갈뻔했죠.
만약 갔더라면,...아마 일정이 하루 더 길어졌겠지요. ^ ^

그렇게 해남에서 땅끝으로 가는 길이, 이번 여행 중 가장 언덕이 가장 잦았던 구간 같습니다.
그것도 좀 길고요, 경사도 상당합니다. 하지만, 기어 변경을 맞추어 무리하지 않고
나아가니 역시 탈만 하더군요. 하지만, 솔직히 한번 정도는 자전거를 끌고 가고 싶었던 건
인정해야겠군요. 은근히 찍은 사진이 많은 걸 보니 말입니다. ^ ^
지나가는 아름다운 들꽃과 수양버들이 어찌나 그렇게 반갑던지...ㅋ

012

그렇게 언덕을 올라가다보니, 땅끝마을까지 순회를 하신 많은 여행자들의 흔적이 보이더군요.
저처럼 자전거를 타고 순회하신 분, 걸어서 오신 분들께서 돌로서 이 보도의 벽에 흔적을 남겨놓으신 걸 보고,
저도 중간에 자전거를 멈추어놓고 제 이름을 남겨놓았습니다.
약하게 남겨놓아 오래가진 못하겠지만, 추억 아닙니까? ^ ^

012


마지막 여행일이라 그랬을까요? 제가 봐도 마음 안에 여유가 피어난 게 보이네요.
그렇게 힘든 언덕들을 올리다 보니 거의 다 왔음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이네요.
이 때,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저는 이 표지판 후에 만난 내리막길에서
막 신나서 소리지르고 그랬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윗 사진에서 잘 보시면 "전망좋은 곳"이라는 표지판이 보이실 겁니다.
저도 여행 초반에는 "어디?어디?"하면서 열심히 주의를 살피며 페달을 밟았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이 의미는 "전망좋은 곳" = "언덕 위"라는 공식이 성립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좋아했지만, 나중가서는 "언덕이구나. 꿀꺽.." 하며 마음의 준비를 하는 표식으로
다가왔었죠. 제가 보기엔 "오르막길 시작"보다 더 공포스러운 의미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렇게 땅끝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땅끝기념비만 찍고 식사를 할 예정이었습니다만,
모노레일 앞에서 어물전을 하시던 할머니 분이 전망대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며 땅끝탑을 보고
내려오는 게 좋다고 하셔서, 자전거를 주차하고 전망대를 향하는 모노레일에 올라탔습니다.
모노레일은 서서히 올라가고,  그 밑에서 내려다보던 땅끝마을과 그 마을을 둘러싼 해안가,
그리고 저 멀리 보이던 바닷가들은 절경이더군요. 혹시 땅끝마을에 가신다면,
모노레일을 타실 것을 권장해드립니다.

012

그렇게 오른 땅끝전망대였습니다.
그다지 특별한 건 없습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전망대였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전 그제서야 이번 여행이 끝났음을 알게되었죠.
이곳이 제 종착지였음을 알게 되니, 몸과 마음이 확 풀려버리더군요.
그래요. 내달린 몸과 마음이, 드디어 여기가 끝임을 알게 되니,
그저 확 풀려버리더군요. 벌써부터 소감이야기 하기엔 좀 이른데.....^ ^
그래도 그 때의 기분을 좀 전해드리고 싶어, 동영상으로 제 자신을 찍어놓은 모습을 올려드리죠.
정말 이 때의 모습은 이 때밖에 못 누릴 것 같아요.

※주의 : 지금 제 얼굴은 바닷바람과 도로의 먼지들과 무자비하게 발라진 썬크림의 잔재물로 인해
상당히 더러운 상태랍니다. 마음의 준비를 좀 해주세요. ^ ^






전망대에서 그렇게, 여행의 종료를 만끽하고, 내려와 몇몇 공간에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장마전선이 제주도에서 도착해서 그랬는지, 바닷바람이 꽤 세었지만.
그래도 관광객들은 꽤 있어서 사진도 찍어주고 찍힘도 당해 개인사진도 몇장 있네요.

0123456

땅끝탑도 가보고, 많은 사람들이 땅끝마을에 가면 꼭 찍는다는 등대도 배경으로 두고 사진을 남겼습니다.
그곳에서 사진을 찍어주었던 어린 친구들에게 "서울-땅끝마을까지 자전거로 여행했다"고 말해주었더니,
깜짝 놀라더니, 지나가며 "우리들도 다음에 자전거여행으로 여기에 올까?" 이러더군요. ㅎㅎ

사실 땅끝탑은 어디 있는지 찾질 못해서, 처음에는 가질 않았는데,
알고보니 안으로 좀 들어가야 있더군요. 몸도 피곤하고 차 시간도 거의 다가와
가지말까 생각했으나,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하는 마음으로 땅끝탑까지 보고 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새해의 일출을 감상한다고 하던데...그래서인지 모르겠는데.
소원을 적는 공간이 있더군요. 그래서, 그 곳에 저도 제 소원을 적고 왔습니다.
이루어지길 빌며, 해남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그곳을 나왔습니다.

헤남으로 가는 버스를 타니, 바로 해남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려주더군요.
그곳에서 서울로 떠나는 막차인 5시 30분 차의 표를 끊고,
30분 정도 기다리다 자전거에 차를 싣고 저녁식사 거리를 사러 갔습니다.
(점심 이야기가 없었지요? 점심은 그냥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었습니다. 시간이 촉박했거든요.)
샌드위치를 하나 사고, 여행 종료를 자축하고자 맥주 한캔을 샀습니다.
그리고, 서울로 향했지요. 그것으로 이번 여행이 끝이 났습니다.

너무 여행동안 무얼 했는 지에 대한 기록만 담겨 있죠?ㅎ
보시는 데 살짝 지루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전거여행자들에게 좋은 Guide line의 역할을 하고 싶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도로 사정이라던지, 유의해야할 점이라던지,
그런 내용이 별로 없네요.
아무래도 혼자 간 여행이라 그랬는지,
생각할 게 좀 많아서, 그런 걸 별로 느끼질 못했던 것 같아요.
음...좀 무책임하긴 하지만, 여러분들도 그냥 밟으시면, 힘든 거 별로 느끼시지 못하고
라이딩을 즐기실 수 있다는 것의 반증이 아닐까요?ㅎㅎ

이번 여행이 제겐 첫번째 자전거 장거리 운행이었습니다.
갑작스레 계획했던 여행이었고, 준비도 제대로 하지 않았었는데요.
그래도 우격다짐으로 떠나니, 떠나지더군요.
사실 떠나는 것에 대한 준비가 많은 것을 요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중요한 건 마음이죠. 마음이 이끄는 대로 하신다면,
당신도 이런 여행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어렵게 생각마세요.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저도 했는데요. 뭘. ^ ^

여러분도 이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으세요?
그럼 어렵게 생각마시고, 제가 했던 방법 그대로, 여행을 계획해보세요.
성취감만이 아닌, 또 다른 무언갈 느끼실 수 있을 꺼에요.
이번 여행에 대한 감성적인 느낌들은 차후에 포스트할께요.
(아직 여행기가 끝이 난 건 아니에요! ^ ^)

posted by john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