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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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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9. 22. 01:15 일상의 대화

1. 오늘 난 정말 스트레스에 짓눌려있었다.

각종 사고 관련 협의, 명절선물전달, 급여협상 등등, 협박과 설득을 교묘하게 섞어가며,

정도와 사기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들 사이에서,

온연한 '나'는 내 양심 혹은 내 처지에 짓눌려져 있었다.

스트레스를 무시하는 정공법에는 능하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면에 있어서는 무능한 나는,

오늘과 같이 말 같지않은 여러 일련의 사건 앞에 그저 할말을 잃는 수 뿐이다.

라디오 여기저기에서는 불금이네, 너무 달리지마세요의 메세지가 흘러나오는데,

난 사무실에서 집으로 갈 힘도 안 생기더라.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몇가지 처리해야할 사안이 있어 컴퓨터를 켜니,

공교롭게도 회사 서버가 다운, 서버를 몇 차례 만져보았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다.

지치고, 지치고, 지치고, 이 상태에서 집으로 가야하는 건 자명한 일인데 도무지 기력이 나질 않았다.

무기력이라...

우울증이다. 우울증인게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무언가 스트레스를 해소할만한 어떤 장치에 대해 입을 다시게 된다.

하지만 결국 돈지랄에 불과하겠지. 다신 입맛은 언제나처럼 쓴맛이다.

아. 이 부정적인 연상의 로테이션은 지겨울 때도 되지않았나.

 항상 비슷한 것 같아. 우울의 우울이 찾아온다. 더부우울.

 

2. 벌초를 간다.

벌초는 사실 즐겁지않다.

예전 벌초를 하던 길 도중에 우리 집은 라디오를 틀지 못했다.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였을까. 아주 어릴 적에 이거 관련해서 대들었다가

굉장히 혼이 났었다. 그래서일까. 난 항상 벌초가 싫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전혀 그런 마음이 없는데 괜히 침울해져야한다는 게 그랬고,

많고 많은 벌초장비들이 있건만 오직 주방용 가위로 벌초를 해야한다는 사실이 그랬다.

(아, 많은 경우는 아니었지만, 성인들 이름 하나 하나 부르는 기도문도 정말 싫었다.

거기다, 아주 친절하게도 한국천주교에서 만들어주신 국악톤으로 기도문까지 읽는 건...

사실 너무 싫어서 잘 따라하진 않았지만, 그건 정말 듣기조차 싫더라. (그건 지금도 그렇다.))

이런 감정의 앙금이 쌓여있는 벌초이건만, 집은 20살이 되자, 이젠 니가 알아서 해야한다면

그에 대한 일정을 나 스스로 잡기를 바래왔고, 몇번 계속 가다가 몇번 튕기다가  이번 기회에 이렇게 가게 되었다.

지금까지 벌초라는 행위에 있어 각종 부정적인 언사들을 늘어놓았지만,

사실 아버지 무덤을 손보다보면 '여기에 아버지가 잠들어있다'란 생각이 들어서, 한편으로는

좀 애잔한 감성이 들어서,...막상 무덤을 매만질 때는 또 조심스러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벌초는 항상 복잡미묘한 감정이 뒤따른다. 지금 역시 마찬가지고. 오늘밤도 여전하다.

 

3. 부산여행을 계획해드렸다.

11월에 어머니는 르완다를 떠나고, 9월은 마침 누나의 생일이었다.

가시기 전에 무언가 좋은 추억을 만들어드리고 싶었지만, 시간도 여유도 나지않았다.

기한도 얼마 남지않았지,..그래서, 누나와 어머니를 함께 붙여 부산자유여행 패키지를 구입해드렸다.

다행히 어머니는 즐거워하시고 부산영화제 프로그램도 한번 들여다보시고 그러신다.

최근에 여유가 생겨 난 누나도 나빠하지 않고,...참, 가족들 여행까지 선물하는 입장이 되다니,...

큰 선물은 아니지만 감회가 새롭다.

 

4. 인혁당 사고에 대해 알았다.

사건의 피고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었다.

2002년에 무죄선고가 떨어졌으니 피고라고 표현하기에도 그렇구나.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말하고 싶어 위같은 표현을 썼으나 희생자란 표현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간단히, 분노했다.

화를 삭히기 전에, 박근혜의 인혁당 관련 기사를 보았다.

역시나, 분노했다.

난 무조건 안티새누리당이거나, 무조건민주당이라거나, 그런 극단적인 정치적 노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그 발언은 정 떼기에는 아주 충분했다. 덕분에 그녀가 누구의 딸인지 아주 잘 알았다.

 

 

posted by john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