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회를 끝내고 나서 하는 말은 "잘 끝났다"입니다.
"음정이 확 틀려버리든,
박자를 2배속으로 땡기든,
혼자 decresc, rit, dim 지휘 신호을 제껴버리는 최악의 상황을 겪게 되더라도,"
연주회를 끝내면, 부족함에 대한 회한보다는 "잘 끝났다"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아마 잦은 실력에 대한 원망과 회한이 만들어 준 방어기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가급적 끝나고 나면, 끝났다는 사실에 집중하고,
실수에 대해서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게 됩니다.
결국, 마무리는 깔끔하게 해야 하니까요. ^ ^
중간 부분이 허술해졌다고 해서, 마무리까지 허술하게 하는 것은
앞으로 연이어지는 저희의 노래에 대한 (연주회는 끝나더라도, 노래는 계속되니까요. 커리어와 마찬가지죠. 끝이 어디있겠습니까?) 예의가 아니니까요.
서두의 말은 그렇게 했지만,
꽤 나쁘지않게 잘 하고 돌아왔습니다.
실제, 이번 연주에서 그다지 제 파트가 눈낄 끌일은 별로 없었습니다만,
(이번에 부른 John rutter의 곡들은 대부분 pp일색이었습니다.
행사가 진행된 새남터성당이 울림이 상당했던지라,
소리를 줄이고자 무척 노력했었죠,)
음정이 어긋난다거나, 박자를 치고 나가는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 게다가,
무엇보다 이번 연주에서는 많이 웃고자 노력했습니다.
표정에서 노래가 나온단 말을 굳게 믿으며,
비록 저음에 pp였지만,
열심히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후에 평화방송에 나올 녹화본의 제 표정이 궁금해지는군요.
합창 페스티발이 끝나고 나니, 6월 18일에 있을 4회 정기연주회가 새삼 느껴집니다.
잘 할 수 있겠지요?^ ^ 레퍼토리는 물론 이보다 길지만,
이 날과 같은 마음으로 연주해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더 찬찬히, 조금 더 웃으면서 말이지요
그 때까지 열심히 연습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