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20. 10:38
일상의 대화
link : [박동희의 Mr.베이스볼] 굿바이! ‘푸른 피의 전설’ 양준혁
훗날 어떤 선수로 기억되길 바라나.
(먼 하늘을 바라볼 뿐 말이 없다) ….
2천 안타의 사나이? 아니면 만세 타법의 타격 천재? 그도 아니면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
(천천히 입을 열며) 그저 1루까지 열심히 뛰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바람치곤 다소 평범하다.
평범? 글쎄. 난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한 번도 걸어서 1루까지 간 적이 없다. 평범한 땅볼이나 짧은 안타라도 1루를 100m 달리기하듯 전력 질주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그렇게 뛰면 얼마나 우스워 보일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왜 그렇게 뛴 줄 아나?
당신 입으로 듣고 싶다.
야구선수는 안타를 치면 2루까지 가려 노력하고, 2루타를 치면 3루까지 도전하고, 3루타를 치면 홈까지 파고들려는 투쟁심이 있어야 한다. 뭐든지 한 베이스 더 가려는 야구가 고급야구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야구는 심판의 ‘콜’이 있을 때까지 다음 상황은 아무도 모르는 거다.
짧은 직선 안타를 쳤는데 그게 실책이 돼 2루까지 진루하고, 평범한 내야땅볼을 내야수가 갑자기 팔이 아파 송구를 제대로 못 해 1루까지 출루할 수 있는 게 야구란 말이다. 야구는 진짜 그런다. 혼자 미리 판단해? (단호한 표정으로) 천만에!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온 힘을 다해야 한다. 나는 1루까지 전력 질주해 상대 내야수가 송구실책을 하게 하는 게 진정한 프로선수라고 본다.
형님. 전 삼성 팬도 아닌데,
형님이 그만두신다니, 마음 한켠이 뭔가 아쉬워요.
양준혁 선수로서의 모습은 이제 볼 수 없겠지만,
진중한 삶의 자세는 제 삶에 비추어 배워나가겠습니다.
고마워요. 양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