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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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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막극'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8.07.07 어머니의 위로. (고마워요, 엄마) 4
  2. 2007.09.11 내 인생의 단막극 - 070911
  3. 2007.09.08 내 인생의 단막극 02
  4. 2007.09.06 20070905 단막극
2008. 7. 7. 22:09 일상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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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어머니와 커피를 마시다....

아들 : 엄마, 난 연애가 쉽지 않아.
         난 이제껏 너다섯번은 사귀어봤는데, 한번도 크게 싸운 적이 없어.
         근데, 결과적으로 여자들이 질려서 떠나드라. 여자들이 "이젠 그만하자"래.
         그럼 어떻게 해? 배운대로, 매너있게 울며겨자먹기로 "그래, 이제 그만하자"이러는 거지.
         나 그렇게 매력이 없나? 나 정말 식상한가? 내 연애에 문제가 있나?

엄마 : 그건 간단한 거야. 나도 네 장점을 잘 알고 있지.
         넌 분명 매너있게 점잖게 굴었겠지.
         상대 여자 마음을 맞추어주려고 자신을 접어버리고, 그저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말 안해도 다 눈에 보인다.
         근데, 넌 하나 알아야 해, 대부분의 남자들은 연애 초기엔 다 너와 같지.
         내 아들이라 그런게 아니라, 나 역시 네가 그 사람을 대하는 마음의 진심은 절대 의심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연애 초기의 남성들이 다 너와 같은 모습이란다.
         넌 그게 참 오래 가는 편인데,....그게 장점이긴 한데,
         장점이란 게 원래 일상화되면 눈에 안 보이게되기 마련이야.
         그러니, 당연한 줄 알고, 결국 자신에게만 맞추어주는 네 연애방식에는 별 흥미를 못 느끼는 거지.
         상대방이 네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 자체가 위기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을텐데....
         하지만, 네 성격 상 꾸며내는 모습도 쉽지 않겠지. 넌 너무 있는 그대로야.

아들 :  하지만, 전 제 강점을 버리고 싶지 않아요.
         사람을 가치중립해서 바라보는 제 시선도, 마냥 상대방을 위해 비추는 제 모습을  
         바꾸고 싶지는 않아요.
         난 사랑한다면, 그 사람이 하고 싶은 대로 다 따라주고 싶어요.
         그 어떠한 조건없이 그저 받아들이고 싶어요. "처음이라 그러겠지" 생각하는
         사람에게 언제나 그럴 수 있는 사람이란 것도, 또 그걸 통해 기쁨을 느끼는 사람이란 것도,.
         보이고 싶어요. 잘 못된 건 아니잖아요? 뭘 밀고 당기고 하나요?
         선천적으로 그런 거 정말 안 맞아요. 연애 잘 하려면, 밀고 당기기 잘 해야한다는 거 너무나도
         많이 들었지만, 사랑하는 사람 하고 싶은대로 하도록 내버려두는 게 뭐 잘 못되었나요?
         좀 지루하고 식상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해서 내가 그 사람을 위하는 마음이 가치절하된다는 건
         좀 그러네요.

엄마 : 잘 못된 건 없어, 언젠가 아들도 그에 걸맞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될 꺼야.
         그런 널 필요로 하는 사람이 어딘가 있겠지. 넌 정말 그 누군가를 필요로 하는 것 같은데....
         내 생각엔 너에겐 너를 리드해줄 그런 여자가 필요한 것 같아.
         니가 어줍잖은 생각으로 마초적인 의식으로 리드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이 없다면 말이야.
         그리고 엄마 생각으로는 그런 상대방이 아무 조건없이 자신을 그냥 그렇게 받아줄 너같은 사람을
         찾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겠구나.
         사실, 대부분의 많은 여자들이 아무 조건없이 자기 자신을 받아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기다리지. 하지만, 타인에게 받은 상처들이 있어 네 진심을 의심하는 거야.
         하지만, 아들아,
         난 네가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
         네 사랑은 어리고 아둔하지만,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하는 마음만큼은 거짓이 아니란 걸 알아.
         누구나 다 너와 같이 행동하지만, 네 진심까지도 카피할 수는 없어.
         용기를 가지렴,
       
         단지, 사랑이라는 건 순차라는 게 있다는 걸 기억해주었음 좋겠다..
         내가 누군가를 만나, 아무리 뜨거운 사랑을 나누더라도, 그 머리가 마음을 따라잡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꺼다. 진심이야 의심할 가치 없겠지만, 그런 마냥 뜨겁기만 한 진심을 누가 받아들이겠니?
         뜨겁게 달구어진 프라이팬을 잡으려면, 장갑이 필요하듯. 그런 마음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다른 그 무언가가 필요한 법이야.
         
         만약, 상대방이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
         네 마음이 마냥 뜨거워 결국 자신을 상처입힐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을 위해 아름다운 포장지를 준비하면 어떨까?
         진심 자체만으로 발광하지 않는냐고 우긴다면, 할말은 없다만,
         왜 선물에 포장을 하겠니? 그것도 다 마음이고, 진심이란다.
         포장지는 포장지 나름의 가치가 있어.  예민한 여자의 감성을 우습게 보지마라.
         그네들은 아주 사소한 점에도 흔들리는 사람들이니까.
        사랑한다면, 그 정도 노력은 해야지. 안 그래?
       
         지금 이렇게 말하는 걸 들어보니 넌 헤어진 사람이 다시 돌아왔으면 하는 눈치같구나.
         아쉬움때문에 눈시울까지 슬며시 축축해진 내 모습을 보니, 괜시리 안쓰럽다.
         모르지, 인연이야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 그 사람이 네 인연일 수도 있겠지.
         
그래. 아들아, 행복하렴, 엄마가 바라는 건, 오직 네가 행복하길 바라는 것뿐이야.
네 모습은 지금도, 많이 어리고, 세상살이에 많이 둔탁해보이지만,
그래도, 상대를 어떠한 편견없이 바라보고, 진심을 가지고 장난하지 않는 그런 사람이라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순수란 건 요즘같은 세상에서 독이 될 수도 있다지만, 사랑은 그렇게 해야해.
하루 한 순간, 뜨겁게 사랑하렴. 아무 것도 남지 않더라도, 후회없이.
진심으로, 오직 진심이 있을 때에만 그런 사랑이 가능하지.
그런 마음이 네 짝과 너를 하나로 엮어줄꺼야.
그에 대한 믿음을 절대 저버리지 말렴.
그저 당부하고 싶은 말은, 상대방은 너와 다르게 그 진심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거지.
그러니, 너의 진심이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도록,
네가 그 동안 지켜왔던 모습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도록 가꾸어내렴.
당신을 위해 그렇게 공들여 온 모습이라는 걸 알 수 있게.
엄마는 네가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
결혼이라던가 그런 거 이제 그만 신경쓰고 그저 누군가를 만나, 행복감을 누리렴.
아무래도 좋다, 내 아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엄마도 마냥 좋을 것 같아.

아들, 힘내. 네 마음은 지금도 반짝반짝 빛나.
언젠가 그 빛줄기를 따라 네 인연이 네게 다가올꺼야.
그저 네가 할 일이라곤, 지금의 네 마음을 보다 반질반질하게 광을 내는 것뿐이야.
또, 달빛은 달무리가 있어 오히려 운치가 있지.
네 흐려진 마음을 너무 걷어내려고만 하지도 말고, 그저 그대로 받아들이렴.

솔직히 네 사랑은 영리하지 않아.
하지만,그런 모습이 난 밉지가 않다.
오히려 너와 같은 사람들이 너무나 줄어들어버린 것같아,
더 정겹지않은 이 곳에 너와 같은 모습을 더 많이 보았으면 좋겠어.

사랑은 그렇게 하는 거야. 진심으로.
보내는 마음, 나도 해봐서 알지만, 정말 견뎌내기 쉽지 않지.
가끔 사랑이라는 건 그 어떤 미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많은 노래와 글들이 사랑의 달콤함과 쓴맛, 그런 극단적인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데,
전부 다 순간들이란다. 추억을 만들어내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지.
엄마는 그냥 사랑이라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꽃같이 그저 화사한 것 같아.
피어나는 모습도, 시들어버리는 그 모습까지도 화사하지.

사랑에는 여러가지 단면이 있으니, 네가 벌써부터, 사랑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 모습이 네겐 그저 초라해보일 지도 모르지만, 난 지난 그 시간동안 행복했다.
지날 때는 몰랐는데, 지나고나니 그  괴롭고 외로웠던 순간들도 다 행복한 나날들이었던 것 같다.
다시 사랑하고 싶지? 그렇게 될 꺼야.
넌 그럴 자격 충분하고, 네 마음을 받아줄 사람은 있을 꺼란다.
넌 그저, 그녀들이 의심치않도록, 네 마음을 예쁜 포장지에 둘러싸렴.
화려하지 않아도 좋고, 좀 흐트러져도 좋아.
구색을 맞춘다는 말, 기억하지? 그렇게 공을 들여온 마음이란 걸,
당신을 위해 피워온 마음이란 걸, 그렇게 보여주렴.
우리 아들은 날 닮아서 창의적인 사람이란 걸 알지.
넌 아마 그렇게 자신의 맘을 너만의 방법으로 꽃피워낼 수 있을 꺼야. 그렇게 하렴.

근데, 요즘 마끼아또를 자주 마시네? 아침 안 먹고 나왔는데 배고프지 않아?
우리 아들, 폼 잡는다고 수고하는구나.^ ^ 그러지말고, 여기 샌드위치 좀 먹어봐.


posted by johnjung
2007. 9. 11. 00:29 일상의 대화

그는 그저 모니터 앞에서 입술을 지긋이 깨물며 정면을 응시할 뿐이었다.
그는 단지 참을 수 없었다. 이 곳에서 자신이 시간을 보내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무거웠고, 답답했다.
무어라도 표현하고 싶었지만,
지금 그에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과 도구라곤 아무 것도 없었다.

"더 빨라져야 돼, 더 강해져야 돼, 그것뿐이야."

나지막히 떨어진 그의 혼잣말에서,
다소 머쓱해지는 그의 모습은 어색함을 여실히 드러냈으나,
살짝 입술에 스치는 미소만은 그의 확신을 느끼는 듯했다.

"맞아, 그것뿐이야."

막연한 확신을 지닌 채, 그는 컴퓨터를 끄고, 일터를 벗어났다.


-하략-

posted by johnjung
2007. 9. 8. 00:31 일상의 대화
"그러니까, 내 말이!"
그녀가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그 어떠한 동조도 난 해 줄 수 없었다.
그녀가 말하는 고통이 어떤 것인지 난 도저히 가늠조차 할 수 없었고,
솔직히 이런 걸 쉽게 쉽게 들어줄 정도로 되바라진 사람도 아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녀의 엉성한 이야기 조합에,
(그녀는 정말 스토리텔러로선 정말 최악이다. 그녀의 이야기에는 발단-전개-절정 이런 걸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왜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백투더퓨처라고 했는지 알 것 같다.)
내가 그 이야기가 무슨 이야기인지 집중하기 위해, 확인을 해보는 방법뿐이었다.

"그러니까. 원장이 널 불러다가 일에 좀 더 집중하라고 했다는 말인 거지?"

잠깐, 뜸을 들였다가,

"야, 정말 너무한다. 밤중에 꼬박 14시간을 일하는 사람한테 말야?"
역시 여성과의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듣고 있는 바를 다시금 확인하고, 그에 대한 감정적 조류에 슬쩍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 상처를 주지 않는 최고의 방법이다.
이를 통해 상대방은 이에 대한 감정과 생각을 송두리채 내어놓을테니...
그러나, 여기서 한마디라도 더 듣기를 원치 않는다면 이 방법은 정말 비추다.
그렇다면, 아마도 폭포처럼 떨어지는 이의 감정과 생각에 당신은 녹초가 되어버릴테니까..

"그것뿐만이 아니었다니까..글쎄, 나보고 여기는 아이들 키우는 곳이지, 직원들 키우는 곳은 아니라고 했다니깐!! 아니, 내가 무슨 여기서 업무적인 면에서 무어가 모자라다고...."

위로의 말을 꺼내기가 사뭇 힘들어진다.
아까 했기 때문에,..나처럼 대화에 능숙하지 않은, 형식적인 답변만을 떠 올릴 수 밖에 없는
나에게 동일한 피드백의 활용을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하다.
한 말만 계속 할 수 밖에 없기에...
 
그래서,  "어떡하니...."와 안쓰러워보이는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할 뿐이었다.
물론, 이는 은근히 " 난 더 이상 무엇을 해 줄수가 없다"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이미 파악했겠지. 많은 시간을 이렇게 함께 가져왔기에,
그녀는 내 곤란함을 살짝 흘겨보며 깨무는 입술로서 이에 대해 알아들었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젠 좀 안정이 되겠지. 그녀가 조금 더 감정적이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럼, 우린 보다 나은 사이로 발전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긴 그랬다면 이만큼 서로 간의 감정에 솔직하게 표현할 수도 없었겠지.

이어, 난 그녀에게  적절한 위로를 넘겼고, 그녀는 손수건을 접으며 이 대화를 접으려는 것 같았다. 남은 카푸치노가 1/3 정도. 직장에 들어 갈 시간이 30분 정도,...
무슨 이야기를 할까? 새로 간 음식점 이야길 할까?
아, 철훈이가 애아빠가 되었다는 이야길 할까?  아니다.
얘도 은근히 걔 맘에 들어했으니 괜시리 씁쓸해 할지도 모르겠네.

빨대를 휘저으며 대화의 주제를 다시 잡으려고 생각하던 내게 그녀가 물었다.

" 아, 맞다. 야, 나 걔 봤다. 한국에 있던데? "

순간 착각이었을까? 그녀가 이빨을 드러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posted by johnjung
2007. 9. 6. 02:44 일상의 대화

- 전략 -
그가 뒤늦은 새벽에 눈을 비비며 말했다.
"하지만, 난 잘 해낼 수 있을 겁니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제 가능성에 대해 많은 회의감을 품고는 있지만,
 그들은 제 성공에 대해 단 한번도 인정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인걸요.
 예전부터 그래왔어요, 별 감정은 없지만, 그들의 말은....그다지 신빙성이 없어요,
 저 달력의 배경 보이죠? 저 배경 속 하늘에 떠 있는 연들을 보세요.
 너무 높이 올라 저 연의 주인인 꼬마에겐 보이지도 않을 꺼에요.
게다가 별이 한참 쏟아지고 있는 밤인데 아이에게 보이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아인 연이 저 곳에 있다는 걸 확신하고 있잖아요.
 저 아이의 깨문 입술과 저 초롱초롱한 눈을 보세요.
 난 저것만 봐도 연이 저기 있다는 걸 믿겠는데요?
 그게 왠 줄 알아요? 저 아이가 연이 보이지도 않으면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이유를?
 아주 쉬운 이유에요,
 바로 연과 연결되는 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실을 통해, 연의 존재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꼬마는 걱정하지 않지요.
 내 삶도 그러해요. 그다지 보이는 것이 없는 막막한 안개 속이지만,
 저에겐 그것과 연결되는 강인한 끈이 있다고 생각해요.
 비록 그것과의 만남은 작위적이었지만, 어느 덧, 내 삶에 있어서 한 현실로 다가왔으니까요.
 우린 어쩔 수 없어요, 우린...연결되어 있다니까요?"


너무나도 거침없이 말을 이어나가는 그에게 '혹시나, 그가 이 연결의 부재를 너무나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오히려 맘 속에 생겨났지만, 난 그를 한번 믿어보기로 했다.
따뜻한 코코아를 건네며, 당신은 아직도 피터팬 신드롬이라고 정신 좀 차리라고 장난삼아 핀잔을 주었지만, 그는 신과의 존재를 그럼 보지않고 어떻게 믿느냐며 다시 대응을 시작했다.

하느님, 맙소사. 종교라니,
나와 가장 가까우면서 먼 화제를 꺼내들다니,..
순간, 내 이름이 종교와 관련없는 것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이 머리에 퍼져갔다.
정말이지, 종교에 관한 한"어떻게 그럴 수 있니?" 식의 대응에는 어쩔 도리가 없다.

- 후략 - 

posted by john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