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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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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6. 7. 11:37 일상의 대화

여행가고 싶소                                                                               지은이 : johnjung

언뜻 언뜻 비치는 투명브라끈이 말해주오,
캐러비안베이 개장한지 오래라고,
여행가고 싶소.

가만 가만 불룩해진 뱃살들이 말해주오.
가는길에 상심만 가득할 거라고,
여행가고 싶소.

조심 조심 휴가신청서를 열어보오
살금 살금 밀려있는 일거리들을 밀어놓오
살짝 살짝 '6월 추천 여행지'를 검색해보오
그 어딘가의 한자락에 내 자신을 멀리 보내보오

그 곳에 둥둥 떠다니는 하나의 부유물 덩어리가 된다한들,
생선회를 돋보이게 하는 무채가 된다한들,
심심한 곰탕을 위한 깍두기가 된다한들,
나는 마냥 좋아 바가지도 한아름 쓰다듬을 것이오.

아, 여행가고 싶소.



비평. 

직장인에게 축복인 '3일 연휴' 앞에서,
옆동료의 책상 위에 놓인 달력 위의 여행계획들을 엿보며,
애꿎은 '쟤도 계획이 있는데 난 뭐 하자가 있나'를 연신 속으로 내뿜고 있는 화자의 심정이 묘사된 글로써,
시를 통해 '나만 이런 건 아니지?"물음을 던지고 대답을 댓글로 확인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브라끈'에도 심숭생숭해지는 마음을 묘사하는 부분에서
'순진한 총각'의 이미지를 이끌어내려한 모습이 엿보이나.
이어지는 '캐러비안 베이'에서 그 이미지 다 까먹고,
연이어지는 '뱃살'발언으로 인해 오히려 '호색한 아저씨'의 이미지를 드러낸 것이 흠이지만

3연에서 보여지는 공감과 뜨끔을 이끌어내는 표현과,
4연에서 보여지는 '시다도 좋다. 물주도 좋다.데려가만 다오'를 연신 울부짖는 모습을 통해,
 독자들의 감성을 흔들어대는 모습은 전작 '봄은 친한 친구의 예쁜 여친이다'
('봄은 친구의 여친처럼'의 가사로 알려져있다.)에 이어 여전하다.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는데 지은이가 언제까지 징징댈 것인지 그 차후가 기대된다.XD

 
posted by john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