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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 to face"
john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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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3. 09:23 일상의 대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이런 걸 블로그라고 불러도 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든 적이 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 블로그의 태그와 관련된 키워드로 검색하여 들어오는 것은 사실이다만,
내가 그 키워드에 적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내 개인적인 이야기, 소소한 이야기와 더불어, (끊자,...끊어, 왜 이렇게 한번 글을 시작하면 끊질 못하는지,..)
그냥 내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만 다루고 있는데, 그런 이름으로 이 곳을 운영해도 되는가 싶은. 뭐 그런 거 말이다.

난 사실 꾸미기도 잘 못하고, (꾸미기를 잘 못해서.)
우울하면 우울한 거고, 즐거우면 즐거운 거라고 솔직히 말하는 편인데,
지금 내 삶에서는 즐거운 것보다 우울한 게 더 잘 잡히고,
또 그에 따라 글을 진행하는 것뿐인데, 글쎄,...답답하다.

사실은 나 어제, 좀 힘들었다.
공부하는게 힘드냐, 안 될 것같은 중압감이 힘드냐, 뭐 이런 문제가 아니다.
힘든 건, 내 모습의 변화선에서 나온다.
어제 집에 가려는데, 예 듣던 mp3가 몹시 듣고 싶어지지 않았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무언가 내게 던져지는 메세지가 그렇게 싫었다.
그렇게 집으로 향하는데, (사실, 조금 일찍 나왔다, 오후 9시쯤?)
버스 안에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옆에서 전화통화를 개시하는 것이었다.
사실 대중교통에서 전화를 하는 것은 공중예의에서 어긋나는 행위라고 한다치자.
하지만, 평소의 나는 전혀 개의치않았다. 일부러 남들으라고 시끄럽게 통화하시는,
술에 잔뜩 취한 분만 아니라면, 그닥 별로 신경쓰이지도 않고, 그랬는데,..

어제, 그게 그렇게 신경쓰이더라.
사실 신경 정도가 아니었던 것 같다. 분명 처음은 신경 정도였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 양반의 통화내용 자체가 거슬리더라.
별 게 다 거슬렸다. 카라의 한승연이 뭐 생계형 아이돌이라나,
월차를 월요일날 낸다나, 막 그런게 거슬려서, "아저씨, 전화 좀 꺼요"란 말이 입밖에 나오기 직전까지 갔다.

그래서, 신경 안 쓰려고 마음먹었는데,
주변에서 누구나 다 전화기를 붙잡고 통화를 하거나,
옆에 있는 친구와 이야기를 하거나 다들 그러고 있더라.
그게 너무나도 싫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라디오도 싫었다.
라디오에서 "일본이 어쩌구, 일본의 경제와 뭐가 어쩌구도 싫었고,"
아주 나긋나긋한 취향의 어투로 이야기하는 40대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인터뷰도 그렇게도 듣기 싫었다.

주어지는 메세지가 그렇게도 싫었다.
소통대상이 내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메세지들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싫었다.

아무래도 이 곳의 생활이 날 그렇게 만드나보다,.
책만 내려놓아도, "책 좀 조용히 내려놓아주세요."란 포스트잇이 붙는 이 곳의 공간 안에서,
난 그렇게 닫고, 닫아버리고, 자물쇠를 채우고,
무언가를 메세지를 주고 받는다거나, 의사소통을 기한다거나 하는 것은
게으른 - 아직 정신 못 차리는 - 뭐 그런 행위에 기속되는 듯한 이 곳 문화에서,
난 지쳐버림과 동시에 그렇게 학습화되어버린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더 행복해지려고 이를 악물고, 이 공부를 하고 있다만,
점점 잃어가는 것만 여실하게 보인다.
내 주변인 중 누군가는 이 게시물을 보고, "얘 좀 안됐다 "싶은 마음에 댓글을 달고 싶겠지만,
딱히 할말은 없는...뭐 그런 상태에 들어갈텐데,..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뭔가 긍정적인 모습을 비추어야 할텐데,
난 도무지 스칼렛처럼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거야"라고 말하진 못하겠다.
적어도 지금은,
posted by john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