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2. 16. 21:09
일상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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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드 폴, 루시드 폴, 예전부터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했지만.
그 서정성에 대한 지나친 찬사 탓에 듣기도 전에 질려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생각이 나서 그렇게 듣고 있는데,
조금씩 따라하게 된다.
참 오래간만에 선이 참 고운 곡을 듣는 느낌이다.
덕분에 예전에 쓴 글들을 다시 돌이켜 읽게 되는 사치를 다시 겸한다.
부치지 못했던 편지라던가,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전하려는 그런 습자지같은 메모들을,
그 때의 감성을 돌이켜보며 그렇게 들여다본다.
아니, 사실 가끔 몇개 글들을 수정해보기도 하고,
올려볼까 하다가도 마음을 그렇게 접어버린다.
그러면서, 루시드 폴, "사람들은 즐겁다"는 참 나쁜 노래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하마터면, 내 깊은 맘을 그대로 들여다내보일뻔 했으니...
뜬금없이 식욕은 돋고, 이 맘 때 먹었던 과메기가 꽤 맛있었던 걸 기억해낸다.
이름도 잊어버린 그 수사는 잘 지내고 있을까,
여전히 애들에겐 "사이코"니, "공포의 아이콘"이니 들으며,
까칠하게 혹은 정겹게 그렇게 생활하고 있으려나...
그러다보니, 괜스레 과메기가 먹고 싶어져 인터넷으로 주문한다.
아, 김이 있어야 하는데...다시마도 함께 주문할 껄 그랬나 싶다.
술은...집에 먹다남은 청주도 있고, 괜찮을 것 같다.
그렇게 위로하지만, 불러들인 그리움은 오늘밤의 이 시간을 이미 꽉 채워버렸다.
난 그 그리움에 휩쓸려 집으로 도망가기 위해 짐을 싼다.
그래, 사람들은 즐겁다. 그리움이 가득 찬 나를 제외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