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 14. 13:02
일상의 대화
공부하기 싫어 몸이 달아오르거나, (이건 표현법에 있어서 그렇다는게 아니다. 정말 그렇게 된다.)
업무를 하다 무언가 풀리지 않을 때, 또는 무언가 정말 하기 싫은 일을 "앉아서" 하게될 때,
보통 사람들은 방어기제라는 것을 이용, 현실을 벗어나고자하는 행위를 하게 마련인데,
나같은 경우에는 그럴 때마다 자주 튀어나오는,(조절불가한,) 망상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고양이가 내 발등 위에 앉아있는" 상상을 하는 거다.
그 때부터 내 몸은 옴쭉달싹할 수 없는 경직상태로 간다.
생각만해도 그 귀여움에,
얼굴을 손바닥으로 부비적거리고, 견딜 수 없을만큼 몸에 경련이..
(변태같다. 이거 뭐니...ㅡ.ㅡ;)
예전에 고양이를 키운 적이 있었다.
반포 미주아파트에서 살 때의 이야기인데,
한 겨울에 부모를 잃고 콘테이너 쓰레기장에서 울고있던
새끼고양이를 데려다가 한동안 키웠었다.
당시 베란다확장공사가 좀 부실하게 되어,
우리집은 다른 집에 비해 좀 추웠고,
특히, 그 베란다가 연결되어 있던 거실은 정말 추운 곳이었다.
하지만, 좁은 책상보다, 무언가 넓은 책상을 선호했던 나는,
그 추위에도 불구하고 거실의 넓은 상 위에서 무언가를 자주 했었다.
어느 날도 평소처럼 코트입고 거실에서 책을 보고 있던가...그랬는데,
우리집 고양이가 나에게 와서는 내 발등위에 앉는 것이었다.
그 때 기분은 도저히 말로 할 수 없다.
특히 그 때 맨발이었는데,... 그 따스한 몸뚱아리가 내게 와서,
살짝 앉는데,.....으아.....생각만 해도 위의 반응이 절로 일어난다.
아마도, 그 고양이는 따뜻한 곳을 찾고 있었을텐데,
도무지 집안에서 따뜻한 곳이란 찾을 수 없었고,
그나마 인간몸뚱아리 주변이 따뜻할 것 같아서,
내 발등에 앉은 것이겠지만.
그 순간, 마치 날 덥혀주려는 행동처럼 보여
마치 "오수의 개"인양 엄청 기특하고,
이래서 반려동물이라고 하는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었다.
특히, 그 발등에서 자릴 다시 잘 잡으려고 꼼지락댈 때....아우. 귀여워.
(....쓰다 보니, 점점 위험해지는듯...으흐흐흐흐)
그 때의 느낌이 강하게 남았는지,
지금도 뭔가 위태롭고 뭔가 벽에 닿거나,
기분좋은 상상이 필요할 때, 항시 머리에서 떠오른다.
가끔은 누군가가 그렇게 내 발등을 덥혀주는 고양이처럼,
(매번은 바라지않는다. 절대.)
내 옆에 그렇게 뭉기적 뭉기적 부벼....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냥 그렇게 편하게 기대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 좀 위험한데...ㅋㅎ)
여튼, 난 독립하면 고양이 기를 꺼다. 고양이 기르기 위해서라도 시험에 더 몰두해야한다!!!
아, 또 상상해야지.
그 따스한 털의 촉감, 그 꾹꾹이, 그 귀여운 발들.
으악, 꼼지락대지마~~!!!ㅋㅎㅎ
ps 가끔 생각하는데, 난 정말 누굴 따라해서 글쓰기를 잘 하는 것 같다.
이건 최근 알게된 분의 블로그 게시물에 영향받고 썼는데,
아무리봐도, 이건 30살의 남성에게서 나올 수 있는 글도 아니고,
더욱이 그동안 내가 써왔던 글의 형식도 아닌 것같다.
뭐, 이 글에서 차용된 감정이나 느낌은 딱히 다르진않지만,...
표현 상, 쓰는 순간은 어색함이 없었는데, 쓰고나니 몸서리 쳐진다...ㅋㅎ
좋다.
만약 이것이 나의 장점이라면, 이번 시험에서의 표현 상 문제점은
지독히 기본서를 파면 어느 새 내것으로 할 수 있다는 이야기겠지. 음허허허허.
"융! 조금만 기다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