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Face to face"
johnjung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total
  • today
  • yesterday
2009. 1. 29. 22:48 일상의 대화
 
>

창피한 이야기지만,
나 역시 극중 은호와 같이 행동한 적이 있다. 
헤어짐을 삭히며 억지로 밋밋해지려고 노력하던, (아쉽게도 지금도 그러하다. 힘든 일이지.)
그 시기에,그녀가 열려고 노력하던 피클병처럼, 내가 어찌할 수 없던,
- 뭐였더라, 내 경우엔 잼병이었던가 - 여튼 나도 그러면서,
신을 원망하고,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울분을 삭힐 수가 없었던,
 일상의 찰나에 많은 감정이 드러나던 내가 있었다.

이 드라마를 보게된 건, 이런 경험 후에 시간이 흐르고 난 뒤에서였는데,
부모 중 한명이 이젠 세상에 없는 것도 그렇고,
나를 사랑할 수 없었던 사람들도 그러하고,
그 때의 나도 그러해서, 왠지 많은 것들이 그렇게 와닿았다.

정말 나보고 어쩌라고, 이 정도 노력했음 됐지, 더 이상 나보고 어쩌라고,
정작 당사자인 상대방에겐 상대방의 의사와 생각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그 가는 길에 행여나 상처라도 남을까하여 아무 말도 못하면서,
애꿎게 던져버린 피클병처럼,
다른 그 무엇에 울분을 토로하면서, 나도 무언가를 그렇게 슬퍼한 적이 있었다.

이별 후에 꽤 긴 시간이 흐른 뒤에야,
이 장면을 문득 보는 순간, 
예전의 그 감정들의 나를 마치 드라마 속의 손예진보듯이
공감할 수 있는 제3자의 이야기처럼 바라볼 수 있었다.
그 순간, 마음의 동요는 여전히 한창이었지만,
조금은 그 상처를 움켜쥐듯, 쓰다듬을 수 있었던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지금도 가끔씩은 내 자신을 감싸기 위해,
이 동영상 클립을 블로그에 옮겨와,
문득 문득 되돌아오는 기억을 마냥 덮어주기 위해,
이 장면을 보면서,5분여 남짓한 시간을 쓰고,
하루를, 그리고 일상의 찰라를 다친 마음을 어루만지는 데 쓴다.

난 아직인건가.

만난 시간보다, 헤어진 시간이 길어버린 지금에야,
이제와서, 그 때의 이야기를 다른 누군가에게 건낼 수도 없는 시간이 지나버림에도 불구하고,
아니었음을, 아니었다고, 아닌 거라고 계속 되뇌이는 내가 그저 우습다.

"쿨한 헤어짐"을 동경하던 그녀, 100% 채워주지는 못했지만,
그녀는 그저 그것만으로 되어버린 걸까.
그것으로 그녀는 행복해져버린 걸까.

그녀의 상처를 보듬을 수 없고,
오히려 내 존재 자체가 그녀에게 상처가 되는 것만 같던 그 날의 기억.
보듬어줄 수도, 보듬 받을 수도 없던, 그 괴로왔던 기억들.
더 이상 그런 기억은 재생되지 않았으면 좋을 것 같아,
이젠 이 부분도 다시 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마저 들지만,

결국은 이렇게 먹먹해진 내 마음 한 구석을
언제든지 덮어주기 위해 블로그에다 그렇게 올려놓을 뿐이다.

그저 안쓰러워, 덮어주고팠던 그 나날들의 기억.


한번 올려보고 싶었습니다.
무척 감성적인 기분에서 쓴 글인지라, 발행에 대해 엄두가 잘 나지 않았던 글이지만,
어쩐 일인지 항시 미발행된 글 중에 이 글을 꼭 올리고 싶더라구요.

사실 원글은 이것보다 한참 깁니다.
근데 전체로 공개하기엔 너무 감성적이라서,
여러분이 다 보시면 막 울꺼에요. "무서워서". ㅋㅎ

이 장면은 개인적으로 정말 명장면이라고 생각해요.
이 장면은 손예진에게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하는데,
순간몰입이라던가, 연기 디테일이, 정말 끝내주네요,

덕분에 이 영상 탓에 오늘도 그렇게 위로를 받습니다.
....
최고의 위로는 정말 "공감"일지도 모르겠네요. :)
posted by john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