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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 to face"
john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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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1. 27. 10:30 일상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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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이하신 어머니와 같이 식사를 했다.
물론 장소는 언제나처럼 J 키친,(우리 엄니는 정말 이곳을 이상적인 외식장소로 생각하시는 듯하다.)
식사하던 와중에, "공부하느라 안 힘드니?"란 질문이 던져졌고, 언제나처럼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괜찮아요. (이건 예의상.) 근데,..(여기부터.)
기회비용이란 게 있잖아요? 사실 이걸 준비하겠단 마음을 먹으면서, 나름대로 다 계산을 한 거였거든요.
이 분야에 계속 머무름에 따라 늘어날 경력, 물질적 가치 등등, 전부 다 계산하고도, 그래도, 이 공부를 하고,
이 쪽일을 하는게 제게 충분히 더 현실적으로 이득이 될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요즘들어, 당시에 계산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요인들이 늘어나요.
연애라던가, 커리어라던가, 이 나이 때쯤이면 갖추고 있을 사회적 경험치라던가,
이런 것들이 사뭇 멀리 느껴지니까, 지식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성장은 멈춰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들이
들어서, 자꾸 그 기회비용이 점점 커져가는 거에요.
그런 생각이 자주 들 때면, 정말 제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사람 아무도 안 만나고, 사람 없는 산 같은 곳에 들어가서 책만 디립따 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되요.
인터넷도 안 되고, 완전 고립된 환경 안에서요, 근데, 그런 거만 빼면 괜찮아요."

말을 끝내고, 내 자신의 고민에 대해 이렇게 차분하게 말하는 나를 보고 좀 놀랬었다.
무언가 생각해두었던 답변도 아니었고, 말하면서 감정에 휘둘릴 수도 있었을텐데,
이 장애물에 대해 이렇게 명료하게 이야기하고, 그와 더불어 견뎌낼 수 있다는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내 자신이 무척 보기 좋았었다. 이게 9번 유형의 진정한 힘인 걸까?
정말, 내 자신의 내부에서 파생되는 힘은 놀랍다.

언제나 생각하지만, 이게 나태로 발전되지 않으면 좋을텐데...

여튼, 로가시온의 말이 옳았다.
리처드 로어의 게시글을  제외한,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뿜어져나오는
간략한 9번 유형의 특성을 담은 게시글들은 엿이나 먹으라지!

이에 대한 어머니가 괜히 한 소릴할 줄 알았는데,
내용은 무거우나 표현방식은 단촐해서였던지,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 참 좋았다.

이걸 왜 그 때에 바로 포스팅 하지않았지?
"엿이나 먹으라지!" 라는 표현 탓이었나?
 아님 고립된 환경이란 표현 탓이었나?

알 수가 없다. 정리도 꽤 잘 되어있는데,...

근데 글을 보는데 내심 불편하다. 이건 또 뭐지?

여튼, 이 포스팅은 여름즈음에 적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바로 발행을 하지 않았던, 비공개로 해두었던 글 중의 하나이다.
앞으로 예전에 적었던 비공개글들을 [미발행]의 태그를 붙여 이렇게 다시 공개를 할 예정이다.
왜 공개를 하지않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덧붙여서...
(기억이 났으면 좋겠다. 이번 건은 정말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 참고로 , 위의 9번은 에니어그램 9번을 지칭한다.
posted by john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