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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gwood'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8.18 Oratorio. Messiah / Handel - Christopher hogwood, The academy of ancient 7
2009. 8. 18. 16:25 Review/음악에 관한

중창단 활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사실 시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기가 좀 꺼림찍했던 것도 사실인데,
메시아 합창 전곡으로 정기연주회 레퍼토리로 한다고 해서, 고민없이 바로 휴단을 중단하고,
활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제가 살면서 언제 메시아 전곡 (합창부분만)을 연주할 기회를 가져볼까하는 생각에 시작하기도 했지만,
작년 정기연주회 리허설 잠깐 맛봤던 "for unto us a chile is born"이 들려준 멜리스마와  
버무려지는 합창이 너무 맘에 들어서, 꼭 한번 부르고 싶다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작년, 리허설을 지켜보고 나오는데도, 왠지 입맛을 한번 다시게된 이유가 그런게 좀 남았기때문이겠지요.

쉰지가 오래되서인지, 연습 중에 악보를 읽고 또 부르는데 있어,
호흡이라던가 발성같은 면에 제약이 많아, 굉장히 버겁긴 합니다만, 작년 연주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어
적어도 중창단에 흠이 되지않도록 연습을 틈틈이 하고 있긴합니다.

특히, 저희는 Christopher Hogwood가 지휘했던 연주를 컨셉으로 하여 연습을 하고 있는데요.
지휘자님께서 "Christopher Hogwood와 다른 지휘자와의 차이점이 뭘까?"하고 물으셨습니다.
그에 대해 들어보고 나름 고심하다가 얻게된 결론이 있어,
요즘 저의 주된 관심사 중의 하나이며, 많은 사람들이 알면서도 잘 알지 못하는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다음은 크리스토퍼 호그우드가 2005년 지휘한 헨델의 메시아 연주영상 일부분입니다. 
클릭하시면 영상이 있는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Christopher hogwood


먼저, 지휘자 크리스토퍼 호그우드는 그동안 원전과는 거리가 있었던,
-대형 합주단이 주로 연주하여 웅장함을 드러내던 - 메시아를 재해석하여,
헨델이 지휘하던 시절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인원수마저도 정확히 맞추고,
종전 메시아에서 맡고 있던 소프라노와 앨토의 성부를 보이소프라노와 카운터 테너로 대체하며,
당시의 악기를 오케스트라에 넣거나 악기가 오래되어 찾을 수 없을 경우에는
그 악기를 현대에 복제하여 원전 그대로 연주하였습니다.
(실제 그가 이끌고 있는, The academy of ancient 합주단은 고전음악을 원전대로 연주하며,
악기 역시 고악기를 재현하며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  메시아는 우리가 보통 듣게되는 할렐루야의 웅장함으로 인하여,
200명 이상의 대형합창으로 연상되기 쉽지만,
실제 초연 시에는 위와 같이 약 20명 내외의 합창단원이 연주를 하는 형태였습니다.
이는 메시아의 작곡자이자 초연의 지휘자였던 헨델이 예수의 생애를 알리는데 있어
웅장한 행보를 드러내기 보다는, 
아름다운 공명을 유도케하기 위하는 것에 더 주안점을 두고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좌측이 일반적인 메시아 합창단, 우측이 Hogwood의 연주시 합창단입니다.


그렇다면 왜 헨델같은 국제적 명성의 작곡자가 대형스케일의 웅장한 곡이 아닌
저런 소규모의 합주단에 근거하여 연주를 했을까요?
아마도 이에 대한 답은 당시 헨델이 메시아를 쓰게 된 배경에서 찾을 수 있지않을까 싶습니다.

헨델과 메시아 필사본



헨델의 메시아는 후대의 많은 사람들에 의해 "웅장함"으로 인해 해석이 되었지만,
실제 헨델은 메시아를 작곡할 시기에는 굉장히 심신이 지쳐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많은 압박을 당할 시기였습니다.

사실 헨델은 영국황실의 보호 아래 오페라의 작곡에 전념할 생각으로 귀화까지 했지만,
그 당시 오페라 창작과 오페라단 운영으로  인해 얻게 된 과로 탓에, 고혈압, 뇌졸증, 지휘자로서
치명적인 오른팔 마비까지 얻게 됩니다.
건강상 문제로 장기간 요양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는 휴양을 통해 건강을 되찾고
영국으로 다시 돌아와 작품생활을 연계하려고 하지만,
당시 런던은 이탈리아풍의 오페라의 인기가 더 이상 유행되지 않아,
종전 이탈리아풍의 오페라를 주로 제작했던 헨델에게 그같은 현실은 큰 경제적압박으로 작용합니다.

결국, 경제적 고충이 심했던 오페라단의 운영을 포기하게 되고,
그 와중에 헨델이 새롭게 도전하여 성과를 거둔 것이 바로 "오라토리오", 종교적인 내용을 다루는 장르였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헨델은 당시 굴곡이 많던 자신의 삶을 종교적 성찰을 통해 위로를 받게 되고,
그 와중에 창작욕이 발휘된 것으로 보입니다.
(여담이지만, 37곡의 대곡인 메시아는 약 한달여만에 쓰여졌습니다.
 그것도 다른 작업과도 연계되면서 말이죠.)

그런 헨델에게 신의 웅장함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역시 대형 합주단을 꾸린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 본인의 작업을 표현하는 신의 업적과 동일시하는 - "오만감의 표출"이라는
종교적 감성이 발휘되어 이에 대한 부끄러움을 느꼈던 것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덧붙여 기나긴 경제적인 압박을 통해, 대형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연주한다는 것에 대해서,
헨델 개인적으로 무리가 뒤따랐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어찌되었든, 20-30인의 소규모합창단을 통해, 웅장함보다는 아름다운 공명을 연출한 연주는,
영국 황실뿐만 아니라 많은 영국인들의 종교적 성찰을 이끌어내어,
현재까지 만인들에게 알려진 합창곡인 "할렐루야"로서 전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결국 지휘자님이 말씀하신 호그우드의 지휘와 다른 지휘자와의 지휘에서 비교되는 점은,

호그우드는 초연 당시 합주단 구성인원을 그대로 재현하여,
종전에 메시아를 해석하던 방법, 그러니까,
신의 존재에 대한 웅장함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오케스트라, 200명 정도의 대형합창단으로서
"웅장한 도구"로서 신의 "웅장함"을 드러낸 것이 아니라,

초연 당시,헨델이 숱한 개인적고난에서 찾아낸 종교적 성찰을 통해,
신의 생애를 감히 이야기하는 "종교적 겸손함"을 드러내는 소규모의 합주단으로서,
자신을 낮추고 신을 높이는 그런 형태의 감성을 재연하려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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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 이렇게 비교하여 들어보고 나니,
웅장함을 나타내는 메시아도 좋지만,
호그우드와 같이 소규모로 운영되는 메시아가 더 각별하게 다가오는군요.

아마 저희 지휘자님은 이를 통해,
중창단이란 소규모의 합창단에게 있어 잘 소화할 수 있는 레퍼토리가 헨델의 메시아라고,
생각하시고, 작년부터 이를 레퍼토리에 포함시키신 것으로 보이구요.

이번 연주, 합류도 굉장히 늦었고, 종전에 같이 연주하던 사람들이 아닌지라,
서로 간의 호흡 역시 맞추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만,
굉장히 기대가 갑니다. 개인적인 사항으로 이런 일에 관심을 기울이기에 어려운 실정이지만,
이런 내력까지 알아버리니, 되는대로 준비하기에는 무척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항상 이 블로그에 정기연주 초대관련 게시물을 쓰긴 했습니다만,
언제나 저희들만의 축제로만 비추어지던 정기연주,
하지만, 레퍼토리가 대중적이라는 면에서도 그렇고,
개인적으로 소화에 대한 욕심도 있어서, 
이번만큼은 욕심을 내어 여러분을 더욱 초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연주 시기가 되어 자신있게 초대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해야겠습니다. :)


추신.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만,
건강에 무리가 뒤따르시는 저희 지휘자님께서,
이 레퍼토리를 선정하신 데에는 개인적인 감성이 어느 정도 작용했을 꺼라고도 보입니다.
마치 헨델처럼, 이번 연주를 통해 개인적으로 부여되는 많은 괴로움에서 벗어나시게되기를,
감히 기대해봅니다.

덧붙여, 알고 있는 내용을 정리하여 풀어쓴 것인지라,
"추측"에 불과한 내용이 이의 정보 소스로서 작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 제가 이 내용에 있어 수정해야할 사안이 있다면 댓글을 달아주시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john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