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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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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cilia Bartoli'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5.04 Caro mio ben / Cecilia bartoli 11
2009. 5. 4. 21:36 Review/음악에 관한


어제 집에 돌아가던 중에 라디오에서 giordani의 caro mio ben이 오랜만에 나왔더랬다.
처음 이 노래를 알게된건 20대 초반에 영화 "아마데우스"의 o.s.t에서 들었던 곡이었는데,
주인공 모짜르트가 작곡한 곡인 줄 알고 열심히 찾았는데 찾을 수가 없어서 
다시 조사해보고 나니 Giordani의 곡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곡이 어찌나 좋았던지, 악보를 구해서 저장하고 딕션을 그대로 따라적고 했던 기억이 난다.
예전에 함동연주회 참가탓에 수업을 한번 빼먹었는데 교수님이" 네 외모로 중창단한다는 걸 믿으라고?
다음 수업시간에 연주로 증명해내라."라고 하셔서 그 때쯤에 이 곡으로 준비했던 것 같다.
(결국은 안 불렀다. 교수님이 까먹었드라....근데, 웃긴 게 나 그 때, 앵콜곡으로 nella fantasia까지 
준비하고 있었다. ㅋㅎㅎ 실력도 안 되는 주제에,..지금 생각하면 정말 뭔 깡으로 그랬던지 모르겠다.)

이 곡의 노래 제목은 "caro mio ben, 오 내 사랑"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노래같지만,
가사로 보았을 때는 사랑의 멈춤에 고통스러워하는 연인의 마음을 노래한 것에 더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데우스에서는 그의 결혼식 장면에서 불려졌다.

그런데, 그 때는 가사 내용도 모르고 당시의 그 누군가에게는,
그저 사랑을 고백하는 노래인 줄 알고, 이 노래를 불러주기 위해 연습했던 때가 있었더랬다.

당시 학교 교회 뒤에는 계단 형식의 무대가 있었는데, 꼭 무대홀처럼 생겼었다.
산 중턱에 있어 울림도 너무 좋았고,
밤 10시 경에는 몰래 나가서 그 추위에 떨면서 노래 연습을 하기도 했었는데,...옛날 기억 물씬난다.
당시 노래방의 고백 레퍼토리 트렌드는 "임재범의 고해"였는데, 저주받은 음역 탓에,
사실 딱히 고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가요들은 내 발성으로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어서,
남들 노래방에서 불러주고 점수 따던 시절에 이런거나 연습하고 있었다.
(미련했다. 결국 음정 버튼만 조정하면 되는 거였는데!!!!)
하지만, 결국 이벤트를 성사시켰고,
덕분에 아주,..아주,..차후에 들었지만, 그 때의 내 이미지는 너무 젠체를 심하게 하던 거 같다라는 평과
함께 그렇게 기억에 남겨지게 되었다.
이제 와 하는 말이지만, 나도 부를 수만 있다면 노래방에서 임재범 "고해" 불러주고 끝냈을텐데...:)

여튼, 내게는 그런 추억이 남아있던 노래다.
실제 부를 때에는 생각보다 높게 느껴져서,
(내가 듣기론 학부에서 테너파트 실기곡으로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높은 부분에서는 유려하게 못 뽑고,
진성으로 밀고 들어가서, 우악스럽게 불러서 사람도 없는 곳에서 혼자 민망해하던게 기억이 난다.

아, 꼭 혼자서만 민망해했던 건만은 아니었다.
거기서 좀 위로 올라가면 어학당이 있었는데, 그 뒤쪽 아랫 부분에 아파트가 있었다.
그러면 거기서 아파트 불빛이 아래에서 위로 치고 올라오는데,
당시는 가로등도 학교 내에 몇개 없던 시절인지라,
그게 그렇게 로맨틱했었다. CC 시절에 학교 내에서 내가 알아냈던 로맨틱 Best 3안에 들 정도?

거길 애용하는 몇몇 연인들이 있었는데, ㅋㅎ
내 숱한 삑사리를 듣고, 낮은 부분에는 "멋있다~"이러다가,
(그래, 솔직히 인정한다, 간간이 "왜 저래?"도 분명 있었다.ㅋㅎ)
높은 부분에서는 "풋"이 들렸던 게 기억에 남는다.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거긴 하울링이 끝내주었던지라 그것마저도 아주 선명하게
들려서 벌개졌던 기억이 난다. (물론,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내 성향상 소심하게 도발은 했다.
당시 기숙사 점호가 11시였는데,  10시 40분쯤 되었을 때는 비웃은 그 쪽을 향해,
"야! 다 했냐? 가자. 11시다!"라고 외쳐주셨지.ㅋㅎ)

옛날 기억 참 생생하다.
참 노래 잘 하고 싶었었는데,...
학교생활 외에는 연주회 준비가 주요 과제였던지라,
레퍼토리 잔뜩 부여들고, 방금 말한 무대홀이라던가 음대 203호에 들어가서
MP3로 녹음하고, 학기 초에는 군기잔뜩 든 음대 신입생들한테 꾸벅 인사도 받고 그랬던 게
문득 기억이 난다. 203호하니 예전 첫사랑 생각도 많이 나고,....
아마 그 때부터였을꺼라, 무언가 이벤트를 하는데 있어서 피아노를 항시 이용했던 것은,

오랜만에 웃기고도 창피했던 옛날 이야길하니까 뭔가 답답한 마음이 좀 사라져간다.
자, 그럼 다시 책을! :)

ps 당시 이 곡을 연습할 때의 롤모델은 바리톤 호보로토브스키였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소프라노 세실리아 바톨리가 왠지 더 맘에 든다.
    그래서, 위에 링크한다.
        
posted by john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