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10. 21:37
일상의 대화
그 많은 인파들에게 밀려서 널 잃어버렸는가 싶었다.
보이는 건 오직 많은 이들의 뒤통수뿐,
뒤를 돌아보는 이 아무도 없는, 이 익숙하며 내치고 싶은 분위기에 다급히 너를 찾았다.
이런 빈곤함에 널 바라보아서는 안된다는 마음이 입을 다물게했지만,
내 까치발은 그렇게 널 쫓고 있었다.
혹시 너도 나처럼 뒤통수들의 물결에 지쳐
내 뒤통수를 놓치지는 않을까하는 마음에 뒤돌아 보았지만,
누군가와 함께 환호하는 그네들만의 공간이 내게 확연했을 뿐,
그렇게 홀로 남겨진 익숙한 외로움에 난감해하고 있던 찰나에
인파 틈 사이에서, 갑자기 커다란 손이 쑤욱 내밀어,내 손을 맞잡았다.
잠시 손을 맞잡는 순간이었지만,
그 사람들의 환호소리도, 그 환호소리를 묻힐만큼 저 시끄러운 폭죽폭파 소리도
저 하늘을 가득 메운 공작의 깃털처럼 화려한 빛들의 자취도 더 이상 나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 인파 속을 네 손에 이끌려 왈츠를 추는 듯 함께 나아가는
나의 심장은 폭죽처럼 터져가고 있었고,
내 마음은 너의 자취들로 버무려져 가고 있었기에,
눈을 감아도 눈부신 내 마음에 나는 그렇게 멀어갈 수 밖에 없었다.
행복했다.
이 만남에서 비록 엷은 탄흔만이 즐비하게 된다 하더라도 아무 상관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시금, 그 사람에 비해 턱없이 작은 손이었지만 힘을 주어 꼬옥 쥐었다.
지금 이 순간과 마음을 기록하듯이 그렇게 너와 내 마음을 꼬옥 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