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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1.09 상그리아 6
2010. 1. 9. 17:08 요리작업일지

상그리아

Recipe by 차유진 / 푸드칼럼니스트 
                         블로그 '손녀딸의 test kitchen' 운영자

제작 계기

사실 제가 작년 즈음에 마카오에 들렀다가 구매한 와인 하나가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마카오의 와인백화점에서 와인을 수집하시는 어머니께 선물할 포르투칼 로제 포트 와인을 고르던 중,
1999년산 와인이 하나 눈에 띄었습니다
리넨으로 병을 감싸고있는 디자인도 그렇고,
년도도 한 9년 되어봄직한 게 딱 1년만 더 채우고 마시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어머니의 것과는 별개로 한병을 더 구매했습니다.

그러다, 막상 2009년 12월 때까지 뜯을 생각을 하지 않다가,
(사실 못 뜯었다가, 정답입니다. 그 리넨으로 병을 감싼 그 디자인을 어머니가 좋아하시거든요.)
이 와인의 질이 어느 정도 수준일까 궁금해서 구글링과 와인 관련 커뮤니티분들께 문의하는 방법을
통해서 이 와인의 질을 여쭈어봤는데,...와인의 질은 지금의 DOC 등급이랑 비슷하지만,
 (현 포르투칼 와인의 최고등급), 포트 와인도 아니고 10년 정도 지났으니 좋은 감미의 조건은
아니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잘못 보관했다면 썩었을 수도 있다는 표현까지...

그렇습니다. 전 이제껏 와인은 다 오래되면 좋은 건줄 알고 있었는데,
포트 와인이나 빈티지 와인이 아닌 이상 오래 두면 좋은 감미의 조건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는 너무도 당연한 지식을 이제서야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그 순간 제 머리를 스친 건 이 술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어머니가 선물받거나 혹은 사거나, 그냥 모아둔 그런 테이블 와인들에
대한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어머니가 와인을 모으신다는 표현에는
물론 구매하시거나 선물 받으시는 것도 있으나, 은행, 혹은 여러 다른 애용업체에서 연말에 보내는
여러 증정품들도 꽤 속해있는지라 그 이야기대로라면 더 많은 와인들이 못 쓰게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어머니의 콜렉션에서 로즈와인, 포트와인, 빈티지와인을 제외하고,
테이블와인같은 저렴한 와인들을 그 중에서 골라내었습니다.
역시 꽤 많더군요. 그 중에 가장 많은 화이트와인을 한병 더 뜯어보았는데,
맛이 굉장히 탁하더군요, 게다가 약간 시큼한 끝맛까지,..

이걸 어떻게 다 버려야 하는 거냐.
어떻게 와인 식초로 만들 수는 없는 거냐. 아깝다.
이런 궁리를 하다가 아예 못마실 수준까지는 아니니까,
와인 칵테일인 '상그리아'를 제작하면 그래도 꽤 마실만하지 않을까해서
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준비물
레드와인 2병 (1.5l) / 화이트와인 1병 (750ml) / 토닉 워터 또는 페리에 3병
설탕 250g / 브랜디 혹은 꼬냑 100ml /
레몬과 오렌지 3개씩 얇게 썰어서 / 사과와 배 한개씩 얇게 썰어서


와인들

Franzia (white wine) from USA.CA
와인정보 : http://www.wine.co.kr/tastingnote/America/HTML/Etc/Franzia_White.html
Sichel bordeaux cave bel-air (red wine) from France
와인정보 : http://blog.naver.com/mesogood?Redirect=Log&logNo=80002931003
Castellaccio rosso (red wine) from Italy
와인정보 : http://blog.naver.com/sseounghun?Redirect=Log&logNo=130024539586


* 비록 테이블와인들이긴 합니다만, 와인으로 유명한 나라들의 술들이 다 섞였네요. :) 
    기왕이면 레드와인은 같은 종의 와인이었으면 좋았을텐데, 딱히 없어서 함께 섞었습니다.

- 와인구매에 관한 팁.
물론 향긋한 과일와인으로 한다면 더더욱 향이 가미되어 더 좋겠지만,
어차피 들어갈 과일향으로도 충분합니다. 와인 구매 시, 위의 와인 정도도 무난하겠으나.
더 저렴한 와인도 나쁘지않습니다.


사적으로 추천하자면, 
진로에서 주조하는 1,500원대의 500ml 레드 와인과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5,000원 대의 화이트 와인을 추천합니다.


브랜디
제 학창시절에 경제사정 풍족치못했던 대학생들이 MT에서 폭탄주제조할 시에 많이 사용했다던,
저렴한 브랜디의 대표주자, 진로에서 판매하는 "나폴레옹 로얄"입니다.
(제조처는 프랑스라고 하네요. 정말?)
대형마트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춘 듯한데 우연찮게 구매하게 되어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7,800원입니다.

토닉워터
예전에 토닉워터는 400 ~ 450ml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300ml로 줄었더군요.
그래서, 4병을 구매했습니다. 대략 3,000원 정도입니다.

사과
원래 집에 있던 과일입니다. 크기도 적당하고 색깔도 빨갛게 잘 익었습니다.

레몬
전에도 상그리아를 해봤지만, 굳이 좋은 품질의 과실이 들어갈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맛이야 더 좋아지겠고 감미도 더 나아질 수 있지만, 들어간 과실들의 향을 빨아들이는 데에
주요 기능이 있다고 볼 때, 시장의 청과점에서 파는 저렴한 가격대의 레몬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오래되어 조금 문드러져 저렴하게 판매하는 제품을 3개에 1,000원에 구매했습니다.


신고배입니다. 1,000원에 구매했습니다.

오렌지
오렌지는 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대에 나오거나 필요한 갯수만큼 구매하기 어려웠습니다.
가까운 대형마트 점에서 개당 800원, 도합 2,400원에 구매했습니다.

집 안에 이미 준비되어있던 와인과 설탕을 제외하고 도합 15,200원 가량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꽤 많이 들죠? 하지만, 만들어진 상그리아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사실, 여러 조리법 중 이 상그리아가 유독 과일이 많이 들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그만큼 청량음료를 가미하는 다른 조리법에 비해 보다 풍성한 과일향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조리에 앞서, - 과일 세척

 먼저, 준비해둔 과일들을 식초와 물의 배율을 1:10으로 맞춘 물에 30분 정도 담구어 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세척한다.
 
- 이 레시피에서 모든 과일은 껍질채 조리됩니다.
  농약을 가미하지 않은 무공해과일을 구입하셔도 좋지만, 
  여의치 않으실 경우, 이렇게 세척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과일 전용 세척제가 집에 있다면 그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조리.

1. 레몬, 오렌지를 제외한 모든 과일은 씨를 제거하고 납작납작하게 썰어준다.


2. 아주 큰 볼을 준비해 두 가지 와인을 섞는다.


3. 설탕을 넣어 다 녹을 때까지 저은 뒤 탄산수와 꼬냑도 넣어 저어준다.

4. 과일을 모두 집어넣어 최소한 3~4시간, 와인이 과일 향을 다 빨아들이도록 놓아둔다.



5 서너시간 뒤에 과일을 빼내고 병에 옮겨 담아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식힌다.

활용 Tip
- 레드 와인을 화이트 와인으로 대체하고 애플 브랜디인 칼바도스를 반 컵 정도 넣으면 흰 상그리아를 만들 수 있다.
   레드 와인 대신 로제와인을 넣으면 로즈 상그리아가 된다.
   단 화이트 상그리아를 만들 때에는 반드시 배 대신 복숭아를 넣어줄 것.


최종 완성


제작 소감

먼저, 맛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죠?
종류가 다른 레드 와인이 뒤섞인 것은 그다지 무리가 없었지만,
화이트 와인의 시큼함은 조금 그대로 뒤따라온 것 같습니다.
예전에 만들었을 때보다 조금 더 시큼하네요.
하지만 역시 뒤이어지는 과일향과 달콤한 맛때문에 그게 딱히 문제되지는 않네요.
종전의 제조한 거에 비하면 조금 아쉽지만, 나쁘진 않아요.
와인 펀치답게 달콤한 과일향을 즐기면서 마실 수 있었습니다.

처음 이 조리법을 보았을 때가
아마도 제가 속해져있던 모 단체에서 M.T를 기획하고 있던 때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조리법을 보는 순간, 느낌이 확 왔지요.
"아, 이거면, 유독 소주, 맥주와 같은 술을 즐기시지 않는 여성단원들에게도 즐기면서
마실 수 있는 기회를 드릴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머리에 스치면서, 시범으로 제작을 해보고,
풍성한 과일향이 머금은 와인임을 호가인하고 약 8리터 가량을 제조했던 게 생생한게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그 와인들은 개봉한날 밤, 모두 소비되었습니다. 정말 뿌듯했던,...:))

그 때 당시에는 브랜디를 넣지않아 와인향나는 주스 정도에 불과한 미감이었을텐데,
이번에 브랜디를 처음으로 넣고 보니, 그 때 넣었더라면
보다 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지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요.
브랜디를 넣으니, 약간 알싸하게 오르는 것이, "이것이 과일향을 한층 머금고 있긴 하지만,
술은 술이구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브랜디의 량이 소량이다 보니, 과하게 취할 수준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항상 여름 즈음에, 한번 정도는 제조를 했었는데, 겨울에 마시는 것, 역시 나쁘지 않네요.
특히나 차유진님의 레시피는 과일들이 굉장히 풍성하게 들어가서, 과일향이 한층 진하게 나는 것이
마시는 기분마저 풍성하게 합니다.

누군가를 초대하는 파티나 식사 때 제공하는 음료로는 전혀 무리가 없는 선택입니다.
(참고로 저는 술을 좋아하시는 할머니께 신년선물로 제조하여 선물하였습니다.)
물론, 오래된 시큼한 와인에 새로운 맛을 첨가하여 새로운 와인으로 살려내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구요! :^)

남는 재료에 대한 Tip.

- 남는 과일들을 그냥 버리시기 좀 아쉬우시죠?
   저같은 경우에는 사과를 이용해서 M.T에서 시식할 돼지고기를 재워 육질을 부드럽게 하거나,
   오렌지나 레몬 같은 경우에는 잼, 시럽, 소스를 만들어 사용하거나,
   혹은 과일들을 주재료로 하는 요리를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상그리아 제조 시에는 상그리아 제조 전보다 제조 후가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지요.
   혹시나 추가적으로 무엇을 하실 생각이시라면,
   제조하시기 전에 앞서 무엇을 요리하실 지, 미리 결정하시고 하시길 바랍니다.

posted by john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