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침개를 부치다.
어제, 집에 들어가는 순간에,
배가 고파서 뭐라도 좀 먹고 싶었는데,
왜 그런 것 있지않은가.
배고픈데 무언가 만들어져있는 것은 좀 피하고 싶은 때,
배고파서 먹었는지, 영양이 되어서 먹었는지, 왜 먹었는지조차,
잊어버리게되는 음식섭취가 의미없다는 걸 깨달을 때,
그래, 어젯밤이 그런 때였다.
이런 때에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집에 들어가면서 무언가 만들어보고 싶어서,
부침가루 500g을 사서, 그 안에 집에 있는 채소 (남은 쌈채소, 양파 반토막, 김치 약간)을 넣고,
부침개를 만들었다.
주방은 도시락 탓에, (닭가슴살 쉐이크, 싸기도 간편하고 먹기도 간편하나,.도저히 정붙이기 어려운,)
믹서기 정도와 라면 끓이는 정도는 항시 이용하고 있지만, 어제처럼 요리의 개념으로 무엇을 만들어본 것은 정말이지
오랜만이 아니었나 싶었다.
만드는데 꽤나 신나드라.
집에 있는 프라이팬 중에 진짜 큰 게 있는데,
거기다 부침개를 부치는데, 예전 군대에서 김치전 100개 부치던 기억이 나서 순간 즐거웠다.
예전에는 정말 큰 부침개였는데, 전부는 아니었지만, 몇번은 띄워서 뒤집기를 성공했었는데,...
(하지만 대부분은 면장갑에 비닐을 낀 후임이 "뒤집어"하면 손으로 뒤집고 있는 경우였다.ㅋㅎ 너무 커서,...)
어제 해보려고 했는데, 너무 커서 그랬는지 처음에는 안 뒤집어지고,
두번째 판에서는 한번에 착 뒤집어지드라, 막 이러면서 신나고,ㅋㅎ
유일하게 자기소개서라던가, 나의 특기를 적어야할 공란이 있다면, 유일하게 자신있게 들어갈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요리"인데, 그만큼 재미있게 즐기고, 남 먹이고 이러는 게 내 삶인데,
먹일 사람도 없고, 혼자 해서 먹으려니 잘 안하게 되니, 최근에는 좀처럼 할 기회도 없었거니와,
잘 안하게 된다. 생활 탓인게지.. 고시 생활을 해본 경험자에게 들었던 말 중에,
"수험생활 1-2년이면 인간관계 아작이죠"의 어감이 여실히 느껴진다.
하지만, 오랜만에 하니, 역시 요리는 즐거운 것 같다. ^ ^
집에 가서 오늘도 또 부쳐야지. ㅋㅎ
(오늘의 운동량은 어디로 가는가...ㄷㄷㄷ)